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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의 계절 ‘청년 사십’ 반란이 시작됐다
잊혀진 2차 베이비붐세대
그들의 삶·정서 첫 분석서

SNS 통해 적극적 여론주도
손끝으로 세상 움직이는 힘…

유권자 비중 과반수 넘어
선거승패 좌우 정치권 주목


요즘 19대 총선 후보 캠프를 돌아보면 해당 지역의 연령대별 인구분포 자료를 매우 중시한다. 2040세대들이 커진 좌절감만큼 강한 개혁 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거대담론을 논하던 과거 ‘운동권’과는 달리 생활 속에서 민주주의를 느끼고 실천하려 하며, 상식대로 일처리가 되기를 바라는 실용주의자들이다.

만 19세 이상 우리나라 총 유권자 3700만명 중에서 2040이 차지하는 비중은 62%에 달한다. 1990년대 초중반 ‘신세대’ ‘X세대’로 불리던 2차 베이비붐 세대(붐2: 1966~1974년생) 이하 유권자만 해도 과반수를 훌쩍 넘는다.

근대화와 민주화라는 거대담론에 온몸을 던졌던 베이비붐 세대(붐1: 1955~1963년생)와는 달리, 다양성을 추구하고 문화적 감각이 뛰어난, 이 ‘자유로운 영혼’의 마흔 살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공산이 크다.

총선과 대선을 한 해에 치르는 ‘정치의 계절’에 정치지망생과 유권자가 모두 읽어야 할 미래형 ‘생활 민주주의’ 필독서가 눈길을 끈다.

함영훈ㆍ이형석ㆍ박도제 등 40대 언론인과 최정호ㆍ홍승완ㆍ최재원 등 30대 현장기자가 쓴 ‘이런 나라 물려줘서 정말 미안해’(미래의창)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추로 떠오른 40대와 그들의 동생, 조카가 어떤 민주주의를 꿈꾸는지 밀도 있게 그렸다. 그들이 전체 유권자의 60%라는 점은 분노에 찬 그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낙선한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만하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은 2040이 살아온 길과 ‘후세에게 폭탄만 물려주면 미국, 프랑스식 폭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그들의 분노 어린 육성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예전 같으면 자식 혼사 걱정을 시작할 나이 40대이면서도 패기를 유지하고, 모래알 같으면서도 IT소통기술을 장악해 네트워크가 탄탄한 ‘청년사십’의 정서와 삶, 희망사항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붐2’세대는 ‘붐1’세대보다 인구도 많다.

이들 ‘청년사십’은 민주화운동 끝물에 청년기를 보내고 사회 진출 초년병 시절 IMF 구제금융기를 맞았으며, 결혼을 해서는 유치원까지 확산된 사교육비 부담에 허리가 휘고, 4~5년 전 어렵게 은행 빚 얻어 집 장만했더니 상투를 잡았던 ‘하우스푸어’들이다. 역대 상대적으로 가장 가난한 40대다. ‘8비트 세대’라고도 불릴 만큼 초등학교 때부터 PC와 키보드를 달고 살았던 경험은 오늘날 ‘스마트 네트워크’ 형성의 힘이 됐다.

그들의 동생 30대는 양극화, 승자독식 사회구조 속에 ‘하우스리스’가 될지도 모른다고 아우성이고, 그들의 조카인 20대 ‘88만원 세대’는 비싼 등록금과 저임금에 학업을 마치기도, 기본 생활비 조달도 버겁다고 한다. ‘붐2’의 자녀 초중고생은 ‘살인적 경쟁’에 우울해한다.

‘이런 나라 물려줘서…’는 2040의 고단한 삶에서 우리 사회가 어느 한 곳에서 고장난 것이 아니라 교육-일자리-임금-복지-평화-권력비대칭-정서-우울증-문화-불공정-검은거래-도덕불감증 등이 복합적으로 ‘악순환’ 고리를 갖는다는 점을 찾아낸다.

아울러 동생들과 어울리는 ‘철없는 마흔’, 조카들과도 대화할 수 있는 ‘패기의 마흔’이 진정한 우리 사회의 주인이 되기 위한 자질과 잠재력을 소개하고 있다. 낀세대 ‘58년 개띠’를 넘어 창의적 퓨전세대 ‘70년 개띠’가 되는 비결이다.

대한민국 허리의 성능을 바꾼 40대를 저자는 F세대라고 이름 지었다. 40대(Forty), 국내 최다 인구층(Formidable members), 분노(Fire)의 내재, 신구세대의 가교(Fusion), 소셜미디어 장악(Facebook) 등 특성을 지니면서도 우리 사회가 주목하지 못했던 ‘잊혀진(Forgotten) 세대’.

‘한류’의 개척자이면서 ‘삶과 체험으로서의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그들이 난맥상의 대물림이 없도록 이 정치의 계절에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고 ‘이런 나라 물려줘서…’는 말하고 있다. 잊혀진 자들의 반란이 매섭다.

양춘병 기자/ ya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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