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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 18명이 23경기 조작 연루
프로스포츠 경기조작 수사결과 발표
선후배 인맥 통해 포섭
브로커 협박에 발도 못빼

검찰이 적발한 프로배구와 프로야구 경기조작 사건은 결국 연루된 스포츠 스타들의 몰락과 팬들의 깊은 실망을 낳으며 일단락 됐다.

검찰이 14일 발표한 수사결과에 따르면 경기조작에 연루된 선수는 프로야구, 프로배구 등 총 18명. 이들은 모두 23개 경기를 조작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조작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나=대구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조호경)에 따르면 전주와 브로커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프로 선수들을 포섭해 경기조작에 나섰다. 고교 선후배 사이 등 일차적으로는 인맥을 활용했고, 가담 선수와 친분이 있는 다른 선수를 또 소개받는 식으로 가담세력을 확장했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은 심판이나 관객 등이 경기조작을 눈치채지 못하게 의도적으로 불안정하게 리시브나 토스를 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스파이크하는 수법으로 경기를 조작했다.

선수들을 경기조작에 끌어들인 브로커들은 배구의 경우 승률이 떨어지는 팀이 일정점수 이상으로 패했을 때 배당금을 지급하는 배당방식을 활용해 선수들에게 필요한 점수 이상의 차이로 소속팀이 패하도록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야구에서 구속기소된 LG 트윈스 투수 김성현은 모두 3차례의 경기를 조작해 700만원을 받아 챙겼고, 같은 팀 박성현은 2차례 걸쳐 경기조작에 가담해 500만원을 받았다. 이들은 배구와 달리 야구에서는 승부 전체를 조작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몸이 풀리지 않은 듯 첫 이닝 볼넷을 던지는 수법으로 경기를 조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도박 사이트를 통해 조작된 경기에 집중 베팅하는 방법으로 베팅에 성공, 거액의 배당금을 챙겼다. 선수들은 브로커들로부터 경기조작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 하지만 돈을 받지 못하고 되레 뜯기는 경우도 생겼다.

▶선수들은 ‘검은 유혹’ 왜 못 뿌리쳤나=브로커들의 양동작전이 순진한 선수들을 빠져나올 수 없는 늪에 빠뜨렸다. 회유와 협박을 번갈아 썼다. 게다가 어릴 적 인연과 친분으로 검은 마수를 숨겼다. 부친의 병수발 등 돈이 부족하던 프로야구의 김성현 선수는 승부 자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고교야구팀 선배 김모 씨의 꾐에 넘어가 경기조작을 저질렀다.

범죄에 가담한 게 되레 협박으로 돌아왔다. 경기조작 실패 등을 이유로 외부에 이 사실을 알리겠다는 협박이 이어졌다. 이런 김성현을 도우려 박현준도 경기조작에 가담하는 등 가담선수의 인맥을 따라 브로커의 마수는 더 뻗어갔다.

연루 선수들은 큰 죄를 저질렀다는 자책감과 앞으로 운동을 더 할 수 없게 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관련 의혹이 나올 때마다 부인했지만 결국 검찰의 수사에 손을 들고 말았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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