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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케팅 방향 바꾸는 체리피커
KB국민카드의 ‘굴비카드’는 공식 용어가 아니다. 여러장의 신용카드를 갖고 있을 경우 한 카드라도 기본 연회비 면제 조건을 충족하면 다른 카드의 기본 면회비가 면제되는 시스템으로인데 소위 ‘체리피커(실적없이 혜택만 챙기는 이용자) ’들이 이를 굴비카드로 지칭한 것이다.

그간 KB국민카드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이 제도를 쉬쉬해왔지만 최근에는 아예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체리피커들이 마케팅 방향을 바꿔놓고 있다. 그간 사용 실적은 전무하면서 온갖 혜택을 다 누린 체리 피커에 곯머리를 앓은 카드사들의 대응책은 전월 실적 책정과 같은 체리피커 걸러내기였다. 하지만 이제는 이들과의 적극적인 공존을 이루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최기의 KB국민카드사장은 스마트폰 용 애플리케이션인 ‘체리피커 앱’의 개발자를 따로 만나 경영에 필요한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

모바일 기술이 발전해 정보 공유가 용이한 데다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실속을 추구하는 소비 행태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체리피킹을 막기란 쉽지 않은 현실. 그렇다면 이들을 적극적으로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체리피커들이 카드뿐 아니라 관계사 은행으로 거래 영역을 넓힌다면 회사 전체에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까지 체리피커에 대한 두려움은 남아있다. 카드사들은 2000년대 초반 고객 확보 경쟁을 벌이면서 연회비가 무료인데도 강력한 할인 서비스를 갖춘 카드를 쏟아낸 바 있는데 이후 체리피커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이는 그대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요즘 고객들은 카드 상품이 가진 혜택들을 기막하게 찾아낸다”며 “전월 실적 의무화 등으로 무임승차 고객들을 골라내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하남현 기자 @airinsa>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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