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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병원도 없어 경찰 병원 빌려쓰는 소방관 신세…이건 아니죠
“병원도 없어 경찰 병원 한귀퉁이를 빌려 쓰는게 소방관들이에요. 목숨걸고 일하는 소방관들, 제발 좀 신경을 써 주세요”

국가에서도 제대로 챙겨주지 않는 순직 소방관들을 위해 벌써 9번째 순직소방관 추모식을 준비하고 있는 김종태(44) 대한민국 순직소방관 추모회(이하 추모회) 사무총장의 호소다.

재난현장이면 어김없이 달려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소방관들. 하지만 이들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대우는 박하기 그지없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1998년 대구지역 수해 당시 아내의 외사촌 오빠를 잃었다. 결혼할 때 큰 힘이 되주었던 그를 잃고나서 순직소방관에 대한 처우가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에 1999년 추모회를 결성했다. 이후 소방관 감원정책에 맞서 싸우는 등 활동을 계속하다 지난 2003년 12월 6일 오전 11시에 순직 소방관을 기리는 전국적인 묵념운동을 기획했다.

“12월 6일은 지난 1994년, 영등포에서 순직한 고(故) 허귀범 소방관이 현충원에 안장된 날입니다. 그전까지는 소방관은 순직해도 현충원에 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나마 이 분 때부터 순직 소방관에 대한 국민 의식이 달라졌다 할 수 있습니다”

이어 그는 2004년 부터는 매해 3~4월 사이 순직 소방관을 추모하는 추모식을 한해도 빠짐없이 진행해 오고 있다. 올해도 4월 15일 오전 대전 현충원에서 9번째 순직 소방관 추모회를 갖는다.

하지만 순직 소방관에 대한 처우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현재 소방관들이 ‘중앙소방전문치료센터’를 간다고 하면 경찰병원에 가는 겁니다. 소방관을 위한 전문병원이 없어 경찰병원 한 구석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나마 5년전에야 생긴 곳입니다. 안타깝지만 아직 국내에 소방관 치료를 위한 전문적인 병원은 없는 셈입니다. 일하면서 힘이 나겠습니까?” 김 사무총장의 말이다.

그나마 지난 2월 17일 순직 소방공무원을 위한 묘역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통과됐지만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는 요즘 1999년 5월 25일, 전남 여수 중앙시장 화재당시 16명의 인명을 구하고 순직한 서형진 소방관에 대한 추모공원을 설립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서 소방관은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의 인명을 구하고 화재 현장에서 순직하신 분이다.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을 구하고 순직한 그를 추모할 곳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가장 좋은 것은 소방관들이 다치지 않고 순직하지 않는 것이지만, 순직할 경우 적어도 군인이나 경찰에 뒤떨어지지 않는 예우가 있어야 한다”며 “일반시민들도 이들을 ‘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사람’ 으로 여기고 좀더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한다”고 했다.

윤현종 기자/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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