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 부동산 상품의 대표주자인 오피스텔 시장에서도 투자보다는 거주 목적의 수요가 늘고 있다. 최근 오피스텔 가격이 올라투자수익률이 떨어진데다, 최근 전세난이 심각한 아파트의 대체상품으로 오피스텔을 찾는 실거주자가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오피스텔 거래가 주춤해지며, 매매가격 상승세도 둔화됐다. 작년 10월까지 평균 0.1% 이상은 유지하던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 변동률은 11월 이후 0.03% 수준도 넘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이 기존 오피스텔 매입보다는 취득세 감면 등의 혜택이 있는 신규 분양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고 기존 오피스텔 가격이 상당히 오르면서 임대수익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대신 주택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실거주 목적으로 매입하는 수요는 늘어나는 모습이다.
▶매매가격 상승과 낮은 임대수익률 때문에 투자 수요는 줄어=한 동안 급증했던 오피스텔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리는 이유는 높아진 가격 부담과 낮은 임대수익률에 있다. 2008년 891만원이던 서울 오피스텔의 평균 3.3㎡당 매매가격이 2011년에는 994만으로 3년 만에 단위당 103만원 가량 올랐다. 이에 비해 전ㆍ월세 임대수익은 상대적으로 정체되어 결과적으로 임대수익률이 평균 6.17%에서 5.56%로 낮아졌다. 또한 기존 오피스텔 임대사업자들이 좋은 물건은 처분을 꺼리고 있어 적당한 투자 물건을 구하기 쉽지 않다. 출시되는 물건은 호가가 높아 매입 결정을 내리는 데 망설이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신혼부부, 고소득 직장인 등 오피스텔 실거주 수요는 늘어=대신 최근의 오피스텔 매매거래는 직접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실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주로 신혼부부, 고소득 직장인 등 1~2인 가구가 많다. 실거주 목적의 매입이 늘어난 이유는 주택시장 전반적으로 전세난에 시달리면서 저가 대체주택의 매입을 고민하는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일반 주택과 아파트의 임대료가 오르면서 매매 전환을 고민하는 실수요가 늘었고 상대적으로 초기 매입자금 부담이 큰 아파트보다는 저렴한 오피스텔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피스텔은 상품 특성상 전세물건을 찾기도 힘들어 아예 매입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오피스텔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격차가 좁혀진 것도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서울 지역 기준으로 오피스텔의 전세/매매가격비율은 2008년 55.3%에서 2011년 말에는 62%까지 올라갔다.
서울 내에서는 강서, 구로, 영등포 지역에서 실 거주 목적의 매입 움직임이 많이 포착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고양, 부천, 수원 일대에서 실수요 매입 사례가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전용면적 40㎡이상의 오피스텔 재고가 많은 편이고 평균 매입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등포, 강서, 구로 일대 오피스텔 가격 저렴해 실거주 매입 관심 높은 편=서울 영등포와 강서구 소재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오피스텔 투자수요가 줄고 신혼부부나 직장인 등 거주를 목적으로 매입하려는 수요가 늘었다. 강서구 삼부르네상스한강 등 중대형 면적이 많은 단지에 문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로구 일대도 SK 허브秀나 동선 오피스텔 등 중대형 주거용 오피스텔의 주거 목적 매매 수요가 최근 늘었다. 영등포, 강서, 구로 일대의 오피스텔은 가구나 전자제품을 대부분 갖추고 있는 풀옵션 형태로 따로 살림살이를 장만할 필요 없는 점이 젊은 수요자들에게는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지역 중 오피스텔 재고 물량이 많은 고양, 수원, 부천에서도 저렴한 오피스텔을 매입하려는 신혼부부 등 20~30대 젊은 층의 실거주 목적 매매가 늘었다. 오피스텔 재고가 있는 여타 경기 지역에 비해 오피스텔 단위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한편 서울 용산 일대는 높은 매입가격에도 불구하고 대형 오피스텔이 많아 실거주 수요가 적지 않다. 용산구 문배동 소재의 한 중개업소는 “용산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3.3㎡당 평균가격이 2000만원을 넘어 비싼 임대료를 부담할 수 있는 임차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면서 “대부분의 오피스텔이 중대형 면적으로 구성돼 임대용으로 쓰기는 어렵고 직접 거주하는 매입자가 많은 편이다” 라고 전했다. 실거주 목적의 매입자 중 상당수는 용산의 국제업무지구 개발, 미군기지 공원개발 등 호재를 통해 가격 상승과 매매차익을 기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서울 강남, 마포, 종로 등지는 투자 수요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마포, 종로 등은 직장인이나 학생 등 배후수요가 풍부해 공실 위험이 극히 적고 안정적인 수입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임대사업자에게 여전히 관심을 받고 있다. 신규 오피스텔이 공급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데다 관심 수요가 많아 가격 상승을 염두에 둔 투자수요가 실거주 목적의 수요보다 많은 것으로 보인다.
▶소형 위주로 공급되는 신규 오피스텔은 여전히 투자 수요가 강세=신규 분양되는 오피스텔은 여전히 투자자 중심으로 분양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 추세에 맞춰 전용면적 40㎡미만의 소형 오피스텔이 주로 공급됐고 최초 신규분양 단지를 분양 받을 경우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기존 오피스텔을 매매했을 때는 받을 수 없는 취득세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용면적 40㎡이하 규모일 경우 100% 감면된다. 기존 오피스텔의 매매가격도 많이 오르고 좋은 매물도 부족해 임대사업 목적의 투자자는 신규 분양 오피스텔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강남, 판교 일대의 40㎡이하로만 구성된 오피스텔 단지가 연이어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쳐 소형 신규 분양 오피스텔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강남권에는 2월에만 잠실I`PARK, 강남역쉐르빌, 효성 인텔리안더퍼스트 단지 등이 연이어 분양됐는데 잠실I“PARK는 평균 청약경쟁률 45 대 1을 기록했고 강남역 쉐르빌은 평균 청약경쟁률 26 대 1을 보였다. 성남 판교신도시 일대도 2011년에 판교엠타워, 호반메트로큐브, 판교역 효성인텔리안 등이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성공적으로 분양됐다.
▶공급량 늘고 분양가 올라 투자 리스크는 커지고 있어, 수익률 저하 대비해야=그러나 신규 분양 오피스텔의 분양 가격이 높아지고 있어 투자자의 주의를 요한다.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2011년부터 2012년 2월 현재까지 분양한 신규 오피스텔의 평균 분양가격은 전용면적 3.3㎡당 2174만원으로 나타났다. 전용면적 33㎡의 오피스텔을 새로 분양 받으려면 평균 2억 1740만원의 초기 자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2010년부터 최근 2년간 공급물량이 늘었고 올해 2012년 분양계획도 적지 않아 입주시기가 몰리게 되면 동일 생활권에서는 초기 공실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신규 분양하는 오피스텔을 투자할 경우 분양가격과 임대료 수준, 배후 수요량을 파악하여 공실 관리에 주의하고 주변에 공급된 오피스텔 재고량과 신축 오피스텔의 입주시기, 입주량 등을 파악해 수익률 저하, 초기 공실 등의 변수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주남 기자 @nk3507> namk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