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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의 재선 가능성…레이건을 보면 답 나와
영화배우 출신이지만 미국 역사상 가장 경제적 호황기를 만들었다는 칭송을 받는 故 도날드 레이건 대통령. 올해 재선을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레이건 대통령과 매우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특히 경제 부문에서는 현재 오바마가 처한 상황이 놀랄만큼 28년 전 레이건의 재선 도전 때와 비슷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객관적인 지표로는 오바마가 레이건 보다 훨씬 불리한 상황에서 힘든 레이스를 펼쳐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오바마ㆍ레이건 뭐가 닮았나= 일단 가장 닮은 부문은 경기 부진이다. 레이건과 오바마 대통령 재임 기간은 모두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라 불릴 만큼 경제가 침체됐다.

레이건 대통령의 1차 임기 중 미국 경제는 1982년에 -1.9%의 성장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침체를 겪은 후 1984년 대선 당시에는 점차 경제가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2009년 취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경제성장률이 3.5% 마이너스 성장하는 등 경제위기를 겪었으며 지금도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못했지만 상승 탄력을 서서히 받는 모습이다.

두번째로는 다수의석을 상실했다는 점. 레이건과 오바마 대통령 모두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이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하는 등 정치적 시련을 겪은 바 있다. 현재 집권당인 민주당은 하원에서는 공화당에 밀려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했으나 상원에서는 여전히 과반수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겉으로 보이는 비슷한 상황에도 오바마는 레이건에 비해 이런 문제를 해결할만한 실탄 공급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레이건에게는 있던 비책이 오바마는 없다?= 미국 상무국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1982년 미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다가도 1983년 들어 경제가 급속하게 회복되기 시작, 4.5% 성장을 기록했고 1983년 4분기에는 8.5%에 이르는 높은 경제성장률 보였다. 대선이 있던 1984년 미국경제는 무려 7.2% 성장하는 등 단기간 내에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 재임기간 미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09년 -3.5% 성장에서 벗어나 2010년에는 3.0%의 성장률을 시현했으나 2011년에는 일본 대지진, 유럽 재정위기, 국제유가 급등 등 대외여건 악화로 1.7% 성장에 그쳤다. 레이건은 국민들에게 경기회복을 체감시켜줬지만 오바마는 지표상으로만 회복세를 알려준 점이 다르다는 것.

체감 실업률에서도 오바마의 최근 상황이 레이건 때보다 불리하다. 현재 미국 실업률은 8.3%(2011년 1월 기준)로 1983년 12월 당시의 미국 실업률과 같다. 하지만 실업률 하락 속도에서는 레이건 대통령 당시와 큰 차이가 있다. 1983년 12월의 실업률은 1년 전과 비교해 무려 2.5% 포인트 하락했지만 현재 미국 실업률은 1년 전과 비교해 1.1% 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다만, 2011년 8월 9.1%에서 올해 1월 8.3%로 6개월 만에 0.8% 포인트 하락세를 보이는 등 2011년 하반기부터 비교적 빠른 개선흐름을 보이는 점은 오바마의 재선가도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금리도 가계부채도 모두 오바마의 적= 금리인하 가능성에서도 현실적인 격차가 느껴진다. 레이건 대통령 재임 당시의 미국 경제부진은 카터 행정부에서 촉발된 물가불안과 물가안정을 위한 연준의 초고금리정책에서 촉발된 것이었다. 당시 연준의 기준금리가 20%를 넘을 정도로 매우 높았기 때문에 레이건 대통령 당시에는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의 여지가 상당히 많았다고 볼 수 있다. 당연히 연준은 1982년 12월에 기준금리를 8.5%까지 인하했다.

하지만 오바마의 현 연준의 기준금리는 사실상 제로수준인 0~0.25%로 더 이상의 금리인하 여지가 없다. 연준이 경기부양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정책선택의 폭이 상당히 좁은 편이며 양적완화 정책도 이미 2차례나 시행돼 물가불안 우려로 제3차 양적완화정책을 도입하기도 쉽지 않아졌다.

가계부채도 1983년 3분기 당시 미국 가계의 가계부채는 미국 GDP의 47%에 불과했으나 현재(2011년 3분기 기준) 미국 가계부채는 GDP의 86%에 이를 정도로 상당히 높다. 미국은 GDP의 7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살아나야 본격적으로 경제가 회복될 수 있지만 현재 미국 소비자들은 높은 가계부채 축소를 위한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을 지속해 당분간 본격적으로 소비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오바마 이대로 주저 앉나= 레이건과 오바마 대통령에게 당면한 경제상황만을 놓고 본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레이건에 비해 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냉정히 말해, 경제상황만 놓고 본다면 대선 전까지의 경기회복 속도가 오바마의 재선 여부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레이건 대통령이 경기부진을 딛고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대선 전에 실업률이 크게 하락하는 등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돼 미국인들인 경기 회복세를 체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바마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쌍수를 들고 환영한 것도 내수를 회복시키고 일자리를 늘리고자는 고육책에서 비롯됐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현재 미국 경기 회복세는 이어지고 있으나 아직 일반 국민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지표상의 회복이다.

물론 공화당 대선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방전 변수와 이란ㆍ이라크 등 중동 문제 해결안에 대한 오바마의 정치적 결단 역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을 내용들로 막판 중요 변수들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변수는 대선 전까지 유권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경기회복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을 지 여부다.

윤정식 기자@happysik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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