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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학교폭력 멈추려면‘전담경찰관’확충돼야
전담경찰 1인 35개교 담당

교내폭력 근절엔 역부족

뉴욕선 1인당 0.3곳 담당

반짝 대응보다 증원 절실


한두 자녀를 둔 가정에서 자란 요즘 아이들은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가 되거나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게 되면 쉽게 마음의 상처를 입고,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내가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해 나보다 약한 친구를 왕따시키거나, 나보다 힘이 센 친구의 행동에 동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경찰청은 지난 1월부터 학교폭력의 위험으로부터 소중한 자녀를 지키기 위해 전 경찰력을 집중시켜 일진 등 불량 서클과 고질적인 학교폭력에 강력 대응해 오고 있다. 경미한 가해자에 대해서는 선도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폭력의 75%가 교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적절히 대처하는 것은 경찰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경찰청은 지난 7일 학교폭력 문제를 교육당국과 ‘동반자적 관계’에서 해결해 나가기 위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앞서 전국 경찰서에 ‘학교폭력 전담경찰관’ 306명을 배치해 그간 개입이 어려웠던 학교와의 가교 역할을 하도록 했다. 학생에게는 친근하고 든든한 지킴이, 교사에게는 학교폭력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해결하는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

이런 경찰의 노력들이 열매를 맺어 지난 2개월간 학교폭력 신고가 36배나 증가하는 등 경찰에 대한 신뢰가 쌓여 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전국 학교 수가 1만1000여개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학교폭력 전담경찰관 1인당 35개 이상의 학교를 담당하게 돼 실질적인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학교폭력이 심각한 중학교나 고위험군 학교 등을 중심으로 학교폭력 전담경찰관을 지정하고, 그 외 학교는 지역 경찰 및 외근 형사가 담당하게 하는 등 대안을 마련해서 운영 중이나 학교폭력 업무만을 전담 처리하는 제도의 취지가 제대로 실행되기에는 미흡하다.

선진국에서는 학교마다 경찰관이 배치돼 교내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에 직접 대응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는 487명의 경찰이 1인당 2.1개교를, 뉴욕은 5200명의 경찰이 1인당 0.3개교를 담당하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는 학교폭력이 빈발하는 중ㆍ고등학교에 경찰관을 상시 배치하고, 영국의 경우에도 1000여명의 경찰이 1인당 5개교를 담당하면서 청소년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피해사실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상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

‘학교폭력 전담경찰관’ 제도는 우리 경찰이 학생과 학부모의 눈높이에 맞는 예방활동을 하기 위해 추진 중인 대책이다. 이 제도가 인력 증원이 이뤄져 학교폭력이 이슈화될 때마다 반짝하는 대증요법이 아니라, 자녀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학교폭력 근절의 초석’으로 자리 잡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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