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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개경고 잽 날린 이재오…분당 명분쌓기용?
朴비대위장에 원론적 요청
극단 피한 우회적 강수 분석

“최종 공천보고 결정”
탈당·분당 가능성 열어놔

친이계 좌장 역할을 맡았던 이재오 의원이 8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일단 ‘공천을 똑바로 하라’는 맛보기 식이지만 이번주 말 발표될 최종 공천 결과에 따라서는 ‘분당’이라는 최후의 카드도 등장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시작 30분 전에야 알려진 기자회견을 앞두고 이날 국회 정론관은 기자들과 새누리당 당직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공천 학살 희생양인 친이계 수장 ‘이재오 의원의 기자회견’이 가진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자신이 공천권을 반납하는 대신, 탈락한 친이계 의원들에 대한 재심의를 요구할 것”, “평소 박 비대위원장과 이 의원의 불편한 관계를 고려하면 바로 분당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식의 추측이 쏟아졌다.

그러나 막상 이 의원의 기자회견은 “지금이라도 언론의 지적대로 감정적ㆍ보복적 공천을 하지 말고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을 해 달라”는 원론적인 발언만이 나왔다. 분당설, 국민생각 등 제3세력과 연대설에 대한 질문에는 “당을 사랑한다”는 동문서답만을 남겼을 뿐이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친이계 의원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한 가운데, 친이계 좌장역할을 맡아온 이재오 의원이 8일 전격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심사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의원의 발언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평소 언론과 직접 접촉 대신, 트위터를 통한 간접적인 메시지 전달을 즐겼던 이 의원이 공개 기자회견이라는 강도 높은 ‘방법상 강수’를 동원했지만 내용에서는 ‘극단’을 피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런 이 의원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박 비대위원장을 향한 친이계의 1차 경고로 해석했다. 10여개의 서울과 수도권 전략지역과 부산ㆍ경남 공천 결과 발표를 앞두고 견제의 ‘잽’을 날렸다는 분석이다. 주말로 예정된 남은 공천 결과에 따라서는 집단 탈당 같은 본격적인 ‘한방’도 가능하다는 공개 경고장인 셈이다.

한편 당 일각에서는 ‘낙천 당사자들에 대한 자료 공개 요구’에 주목했다. 박 비대위원장이 앞서 공천 결과를 발표하며 ‘특정 계파 학살이 아닌 공정한 시스템 공천’임을 강조한 만큼 그 자료를 공개해 ‘공정성’을 검증받으라는 요구일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공천 자료 공개는 박 비대위원장이 선뜻 받아드리기 힘든 요구다. 이미 공개적으로 ‘비공개’ 원칙을 천명한 만큼 원칙을 뒤집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 의원의 반발에 바로 공개할 경우 ‘공천 주도권을 상실’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각에서는 몇몇 친이계 의원에게 재심이나 경선 같은 구제책을 마련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단순히 수도권 몇몇 지역구만의 문제가 246개 전체 지역구의 문제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박 비대위원장의 자존심 문제를 넘어 총선 참패와 당의 존립까지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의 1차 경고장이 겉으로 나타난 것과 달리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라며 “낮다고 봤던 친이계의 분당, 탈당, 무소속 출마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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