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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익인가? 외국인 특혜인가?
관광버스 불법주차 단속 손 놓은 지자체
동화면세점 인근 이면도로
불법주차 버스들로 북새통
市 전용주차장 확보 불구
“거리 멀다” 기사들 외면

지난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서울인지, 일본 도쿄나 중국 베이징인지 외국인들을 태운 관광버스들이 동화면세점을 둘러싼 이면도로를 모두 점령하고 있다. 빈틈없이 늘어선 관광버스로 인해 일방통행로인 이면도로는 차량이 움직일 수 없을 만큼 꽉 막혀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동화면세점 앞을 지나가야 하는 운전자들은 짜증이 폭발할 지경이다.

동화면세점 근처 직장에 다니는 A(32) 씨는 “구청 직원들은 단속 안 하고 뭐 하는지 모르겠다”며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많은 건 좋지만 불법으로 늘어선 차들 때문에 길을 헤매고 다닌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의 주변 도로가 외국인들이 탄 관광버스에 점령당했다. 여기에 관광버스 단속을 맡고 있는 구청들도 대부분 손을 놓고 있어 시민들을 더욱 불편하게 하고 있다.

동화면세점 뒷길 이면도로 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 중구청은 단속과 관련해 “할 게 거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중구청 관계자는 “단속을 하게 되면 여행사에서 항의전화가 많이 온다”며 “그쪽에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면 우리는 할 말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관광버스 기사들이 안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단속을 해도 한 바퀴 돌고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온다”며 “외국인을 실은 관광버스에 대해서는 단속이 느슨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서울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따로 팀을 꾸려 주차공간을 확보한 바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1년 5월 서울 종로구 적선동 인근 노상 주차장을 포함해 서울시내 5개소에 관광버스 주차장을 설치했다. 모두 55면의 주차공간이 확보된 것. 또 시간제 주차 허용거리 83면을 확보했고, 모두 5개소 138면의 주차공간을 조성한 바 있다.

‘아무리 외국인 관광객이 중요하더라도 불법 주차는 좀….’ 서울 명동, 남산 인근 도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등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관광버스 불법 주정차가 항상 있다. 문제지만, 관할 구청은 손을 놓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다만 이들 주차공간은 탁상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다.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주요 관광지인 경복궁, 동화면세점, 명동 등과는 많이 떨어져 있어 여행가이드가 서울시가 확보한 주차장에 관광버스를 주차하지 않는다는 것. 당연히 외국인 주요 관광지 인근은 상습적으로 불법 주정차가 이뤄지고 있다.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주차공간을 확보했지만 골칫거리였던 경복궁, 동화면세점, 명동 등 주요 외국인 관광지 인근의 관광버스 불법 주정차는 여전하다.

서울시에 따르면 항상 관광버스 불법 주정차로 문제가 되는 동화면세점 앞의 경우 지난해 주차면적 조성 시 지역 주민 등의 반대 때문에 주차공간 확보가 어려웠다. 이에 시는 직선거리로 100여m 떨어진 신문로에 시 소유 땅을 확보했지만 버스의 주차 이용률은 저조하다. 또 대표 관광명소인 경복궁에도 주차공간이 확보됐지만 이곳 역시 이용을 거의 하지 않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성수기에 일시적으로 관광객들이 몰려오면 집중되는 버스를 수용하기에는 주차장 여건이 부족하다”면서 “관광하기 좋은 곳으로 버스를 세워 놓는 운전기사들의 시민의식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서울시의 주차장 운영 묘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기복 시민교통안전협회 대표는 “해결하기에 어려운 문제”라고 말하며 “서울시가 관광회사에서 스케줄을 받아, 시영주차장에 이미 주차하고 있는 일반차량과 조정하는 등 좀 더 세밀한 운영기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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