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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소빅창투 길경진, 한류 열풍의 주역 ‘콘텐츠’를 말하다
‘지붕 뚫고 하이킥’, ‘추노’ 등 수많은 히트작들을 발굴한 초록뱀미디어 前 대표이사 길경진. 그는 현재 자신의 꿈을 담은 새로운 청사진을 들고, 제2의 도약을 꿈꾸며 전진 중이다.

구시대적 발상에 얽매이지 않고, 남다른 통찰력으로 미래를 볼 줄 아는 ‘거시적’ 관점의 소유자인 그를 본지 사무실에서 만났다.

‘지붕 뚫고 하이킥’, ‘추노’ 외에도 ‘올인’, ‘일지매’, ‘주몽’ 등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수많은 작품들을 제작한 거대 제작사에 대표이사로 몸담고 있던 그는 임기가 만료된 후 소빅창업투자(주)의 전무이사로 재직 중이다. 그가 추구하고 있는 목표는 바로 글로벌 콘텐츠.

“지난해 1월에 임기가 만료됐죠. 소빅창투는 콘텐츠를 전문으로 하는 투자회사라 그런지, 제가 하던 일이라도 관련성이 짙더라고요. 펀드를 통해서 영화, TV 드라마, 케이팝 공연 등에 투자를 할 계획입니다”

TV 드라마나, 케이팝은 글로벌 문화 콘텐츠가 된 지 오래다. 이미 세계적으로 국내 드라마와 케이팝은 널리 알려져 있다. 전파력과 파급력 또한 상당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는 이들보다 수출량, 배급량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기본적으로는 영화와 관련해서 한 번 해보려고요. 투자요건은 매우 까다로워요. 해외 영화라 하더라도 국내 제작사와 공동 제작을 해야 투자를 하는 것이고요. 드라마도 해외 선판매가 이미 된 작품들을 투자해야죠. 아무래도 메인 시간대에 방송하는 드라마는 수출이 잘 되니까 투자를 맡기도 쉬울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가 말한 국내 제작사와 해외가 손을 잡은 작품으로는 대표적으로 심형래 감독의 영화 ‘라스트 갓 파더’, ‘디 워’ 등이 있다. 그는 순전히 기업과 자신의 이익 추구가 아니라, 글로벌 콘텐츠를 통해 국내의 입지를 더욱 넓힐 것이라는 소망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는 영화로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길 바랐다.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파급력도 상당하지만, 영화로 한류를 만들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할리우드에서 개봉될 영화에 한국의 제작사, 한국의 자금 등으로 손을 뻗치면 국익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의 이런 통찰력 때문일까. 소빅창업투자(주)가 투자한 ‘최종병기 활’, ‘부러진 화살’, ‘댄싱퀸’은 모두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그는 이 같은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다음 투자 대상을 향해 또 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국내 배우를 캐스팅 중인 할리우드 영화에 투자하려고 합니다. 정부 콘텐츠 진흥원에서 수상한 작품성 있는 작품이죠”

이처럼 그는 ‘남의 길’이 아닌 ‘나의 길’을 위해 하루하루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또 그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미디어 산업의 동향에도 지극히 관심을 갖고, 이를 담은 책 ‘TV 혁명(아만다 D.로츠)저’의 번역가로 나서기도 했다.

“이 책은 처음 미국에 TV가 탄생한 후 최근까지의 산업의 동향을 담았어요. 또 산업이 변해가면서 기술발전에 따라 제작 관행도 달라지죠. 이 같은 변화의 흐름에 맞춰서 저자가 글을 쓴 건데,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도 꽤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었어요. 그래서 번역을 맡아 보기로 결심했죠”

그는 이어 진지한 눈빛으로 방송과 콘텐츠의 쌍방향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새로 나온 채널들이 어려우면 광고도 어렵잖아요. 곧 대중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듯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것 같아요. 방송이라는 게 지상파는 공짜지만, 케이블은 유료나 마찬가지잖아요. 미국도 유료방송이 활성화 된 후 경쟁이 치열해지니, 더 좋은 콘텐츠들이 속속들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향후 계획에 대해 물었다. 미래를 떠올리면 과거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듯, 그 역시 자신의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그는 안정된 직업을 버릴만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대인배였다.

“처음에는 공무원이었어요. 대학교 다닐 때 행정고시를 본 뒤 정부 공무원을 했었죠. 그런데 점점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외국계 컨설팅 쪽 일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고 2000년도 중반에는 IT사업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그러던 중 향후에는 IT보다 콘텐츠가 우리 경제를 이끌 수 있는 좋은 산업분야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초록뱀미디어로 가게 됐죠. 성공한 콘텐츠의 부가가치 역시 상당하잖아요. 관광 유인효과, 파급효과만 봐도 알 수 있죠”

사실 ‘미디어’는 다른 분야에 비해 열악한 구도를 갖추고 있다. 능력에 따라서, 또는 환경에 따라서 수입의 차이 역시 크다. 때문에 전문적인 소질과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버티기 힘든 곳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그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창출은 많지만, 시장이 워낙 열악하다보니 사람들이 쉽게 못 버티고 나가는 것 같아요. 관련 분야에 대한 교육기관이 많이 생겨야 할 것 같네요. 기본적인 소양을 갖춘 산업인력들이 배출될 수 있는 그런 기관이 많아져야 할 것 같습니다”

그의 큰 그림은 단순히 질 좋고 파급력이 있는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국익에 목적을 두고 있었다. 그는 글로벌 콘텐츠를 향한 노를 망설이지 않고 힘차게 저어갈 것이다.

“해외의 메이저 미디어 기업을 우리가 인수해서 전세계적으로 배급에 손을 뻗칠 수 있게 되길 바라요. 물론 한 개인기업의 힘으로는 어렵겠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꿈꾼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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