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탈북자들은 북한에 다시 끌려가면 어떠한 만행을 받게 되는지 똑똑히 알고 있다”

강제 북송을 경험한 탈북자 김 모(여) 씨는 2일 북송 당시 상황에 대해 “반세기 이상 살아온 고향이기에 설마 했는데 끌려갔을 때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당했다”며 “(이번 탈북자들은) 김정일 사망 애도 기간이라 더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며 관계 당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김 씨는 이날 오전 새누리당 주요당직자회의에 참석해 자신이 1999년도 당시 강제 북송당하며 겪은 참상에 대해 증언했다.

김 씨는 1999년도와 2000년도에 두 차례에 거쳐 중국에서 강제 북송됐으며, 강제 북송된 탈북자들을 가두는 ‘집결소’에서 평양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탈출해 남하했다.

김 씨는 “북한에 들어갔을때 중국에 가서 남한 사람을 만났는지 심문하는데, 당시 우리딸이 대한민국 상표가 붙어있는 핸드백을 들고 있었다고 지도원에게 주먹으로 맞아서 지금도 앞니가 부러져 나가있다”며 “임신 6개월 된 여성은 중국에서 애를 배서 왔다며 집결소 책임자에게 발로 차이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김 씨는 “중국에서 강제 북송될 때 돈을 항문이나 몸에 숨겨온 것 아닌가 해서 벌거 벗겨놓고 앉았다 일어섰다를 60번 시키기도 했다”며 “짐승보다 못한 고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집결소 자체는 이와 빈대가 너무 많아서 사람이 잘 수가 없다”며 “5평짜리 시멘트 바닥에 20명 씩 가둬놓는데, 감옥에 빈대 새끼들이 배꼽과 손발톱 사이로 들어와서 피를 빤다”고 밝혔다.

김 씨는 “현재 중국에서의 강제북송 위기에 있는 우리 탈북자들은 북한에 끌려가면 어떠한 악착같은 만행을 받게 되는지 똑똑히 알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에서 공개처형을 너무나 많이 봤다. 하나 밖에 없는 남동생도 중국에서 한국사람 만났다는 죄로 정치범수용소 끌려가서 생사여부 모른다”고 전했다.

김 씨는 증언을 마치면서 이 자리에 모인 새누리당 의원들을 향해 “ 김정일 사망 애도 기간이라 (이번 탈북자들은) 더 엄중한 처벌 받을 것”이라며 “여기 모인 여러분들이 더 적극적으로 탈북자들 구원해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손미정 기자 @monacca>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