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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마트 선회장 수사, 대검 탈세와의 전쟁 칼뽑았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가 대기업ㆍ사회지도층의 재산 해외 도피 및 탈세 행위에 대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든다. 선종구(65) 하이마트 대표이사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가 일종의 신호탄이다.

지난 25, 26일 선 회장 일가 자택 및 관계사, 하이마트 본사 등 7곳에서 압수수색을 실시한 대검 중수부는 압수수색물 의 면밀 분석이 이뤄지는대로 이미 출국금지한 선 회장을 비롯해 그에게 증여를 받은 아들 현석, 딸 수연 씨에 대한 소환 조사를 서두를 방침이다.

검찰은 또한 가급적 총선 전 선 회장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 한 뒤 함께 내사 중인 대기업 3곳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선 회장 1000억원 빼돌려 자녀에 불법 증여 의혹= 지분율 17.37%로 하이마트의 2대 주주인 선 회장은 유럽의 조세 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에 1000억원 이상의 회사 돈과 개인 자산을 투자금 등 명목으로 빼돌리고, 이 중 일부를 다시 현석, 수연 씨에게 증여하면서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해 말부터 대기업 탈세에 대해 내사를 진행해온 대검은 올초 금융정보분석원(FIU) 등으로부터 선 회장 등의 범죄 정보를 넘겨받아 계좌 추적을 벌였다. 여기서 선 회장 일가와 경영진이 2005년 홍콩계 사모펀드에 하이마트를 매각하고, 이 회사가 하이마트를 2008년 유진기업에 되파는 과정에서 1000억원대 자금이 빼돌려진 정황이 포착됐다.

검찰은 하이마트 계열사이자 선 회장 아들이 대표이사로 있는 여행사 ‘HM투어’와 선 회장 딸이 2대 주주로 있는 광고회사 ‘커뮤니케이션윌’도 페이퍼컴퍼니 등과 함께 범죄에 동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단 검찰은 이번 사건을 선 회장 일가의 개인비리로 국한하고 있으며 하이마트 1대 주주인 유진기업은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검 중수부가 역외 탈세 손댄 배경은= 지난 해 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을 처리했던 대검 중수부는 현 정부 임기말인 올해는 역외 탈세, 재산 도피에 대한 수사에 주력할 전망이다. 대형 부정부패사건을 전담하는 대검 중수부가 이번 사건을 맡은 것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역외 탈세 수사의 난이도상 대검이 지검보다 낫다는 내부 판단이다. 한상대 검찰총장이 이번 사건을 대검이 맡도록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관계자는 “역외 탈세 사건은 국제협력단과 공인회계사 등 전문 인력이 다수 포진한 대검 중수부가 맡는 게 유리하다”고 밝혔다.

서울지검에서 처리했던 두 건의 역외 탈세 사건이 여의치 않은 상황도 작용했다. 900억원대 재산을 해외에 은닉하고 400억원대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한 박종완 에드밴트엔터프라이즈 대표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홍콩에 유령회사를 차려 국부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권혁 시도상선 대표는 구속영장이 두 차례 기각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다.

하이마트 수사는 현 여야 정치권 테마인 대기업 때리기와 흐름을 같이하고, 중수부 존폐론의 발목잡기에서도 벗어나겠다는 복안으로도 해석된다.

하이마트 이후 대기업 3곳도 손본다= 중수부의 재산 도피, 탈세 범죄에 대한 수사는 선 회장 건 단발로 끝나지 않고 이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검찰은 하이마트 외에도 국내 굴지 대기업 3곳이 해외에 있는 자회사 등과 거래하면서 탈세를 하거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에 대해 지난 해 중순께부터 내사를 벌여 왔다. 하이마트 수사가 완료되거나 4월 총선이 끝나는 시점에서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규모 면에서 하이마트는 깃털에 가깝고, 이들 대기업이 오히려 몸통이다. 하지만 검찰이 이들을 제쳐두고 먼저 하이마트를 손댄 것은 범죄 혐의가 확실해 단기간에 수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27일 “현재로선 선 회장 수사에 집중하고 있으며 아직 다른 기업과 인사에 대한 수사 일정은 구체적으로 잡힌 것이 없다”고 밝혔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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