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글로벌인사이트> 오스트리아, 더욱 깊어지는 개주인들의 주름살
오래 전 부터 서구 사회에서 ‘개’는 단순히 집에서 기르는 애완동물 수준을 뛰어넘어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자리를 차지해 왔다. 산업화 및 핵가족화의 급속한 진행에 힘입어 한국 사회에서 ‘개’의 위상도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 한가운데 위치한 작은 나라 오스트리아에서도 출산율 감소 및 이와 대조되는 애완견 숫자의 증가 현상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2012년 새해부터 때아닌 개의 ‘양육 부담’ 논쟁이 신문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논쟁의 발단은 올해부터 수도 빈이 개 주인들에게 부과하는 세금인 소위 ‘개세(犬稅)’를 전년 대비 65% 인상했기 때문이다. 인접국 독일과 마찬가지로 오스트리아에서는 생후 3개월 이상된 개를 기를 경우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개주인들은 지방세인 개세를 매년 내야 한다.

이 세금은 최저 40유로(클라겐푸르트)에서 최고 72유로(빈)까지 개별 지방자치단체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잘츠부르크, 그라츠, 빈 등의 경우 2마리 이상의 개를 기를 경우 2번째 이상의 개에 대해서는 더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누진세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빈이 관련 세금 인상(43유로→72유로)을 하면서 정부 당국이 세수 확대를 위해 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을 이용한다는 비판을 불러 일으켰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시 당국은 개 관련 인프라의 구축, 유지를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 관련 세수를 훨씬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라 세금 인상은 수익자 부담 측면에서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빈 시가 개 관련 인프라에 지출하는 비용은 연간 750만 유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140개의 개 공원(Dogs‘ Zone), 2800여 개의 개똥 수거용 비닐 거치대, 개 등록증 발급 및 검사, 애완동물 전용 묘지, 죽은 애완동물 무료 수거, 빈 동물보호협회 지원금(연간 80만유로) 등이 포함돼 있다.

2011년 기준 빈에는 총 5만2000마리의 개가 등록돼 있으며 이번 세금 인상으로 인한 추가 세금을 감안하더라도 실제로 지출되는 비용이 수입을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최근 오스트리아 주요 일간지도 매우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오스트리아에서 개 한 마리를 기르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연간 평균 1200유로(한화 176만원)이라는 것이다. 그 중 사료비가 전체의 절반 정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밖에 개를 키우기 위해 오스트리아 국민들이 부담하는 직간접 양육 비용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 최근 불고 있는 애완견 선호의 변화는 이 같은 양육 비용 증가 추세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과거 오스트리아 국민은 덩치가 큰 개들을 선호했으나, 최근에는 작은 애완견들 숫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체의 3분의 1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미니’ 애완견들은 치장 및 액세서리 등의 비용이 큰 개들에 비해 더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오스트리아에 존재하는 개의 숫자는 약 72만 마리(미등록 포함)로 추산되며, 연평균 2.5~3%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관련 시장의 성장과 함께 개주인들의 주름살도 점점 더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KOTRA 빈 무역관 이도형 과장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