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연합의 공감대는 형성됐다. 그러나 구체적 방법에서는 이견이 남아있어, 총선까지 ‘보수 선거연대’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24일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는 “가치와 정책이 같으면 연대할 수 있다”며 “새누리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국민생각의 가치가 오버랩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탈 보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새누리당의 정강 정책과 정책 중 일부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상황에 따라 선거연대, 합당 등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한 것이다.

보수 연합의 또 다른 축인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심 대표는 “가치와 방향이 같으면 같이할 수 있다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에 원론적으로 공감한다”며 “정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보수 우파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 원론”이라고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보수 연합을 위한 방법론도 제시했다. 심 대표는 “이미 진보세력이 연대를 이룬 마당에 뒤늦게 보수가 선거를 위한 연대나 합당을 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며 “정치권 구도를 바꿀 수 있는 큰 틀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눈 앞의 총선을 위한 선거 연대보다는 ‘보수’라는 기본 가치에 근거한 합당에 무게를 뒀다는 해석이다.

새누리당, 자유선진당, 그리고 국민생각 등 보수 3개 정당 대표들이 연합이나 연대, 합당 필요성에는 원론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구체적인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다는 평가다. 세 당의 무게감에서 큰 차이가 있는 보수 진영의 단일화를 위해서는 새누리당의 파격적인 양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날 심 대표는 “한미FTA 폐기 주장 등 국가의 미래를 흔드는 진보의 집결에 맞서 보수 집결이 필요하다면 새누리당이 충청권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것 같은 큰 틀의 선거연대를 고려해볼 수 있다”며 새누리당의 양보를 거듭 촉구했다.

국민생각 역시 마찬가지 입장이다. 박 대표는 “아직 (선거 연대)를 생각한 단계가 아니다. 이제 공천심사위원회를 만들어 시작하고 있다”며 총선 대오가 완성된 이후에 새누리당과 협상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보수 연합의 시점을 총선이 아닌 대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총선 구도가 사실상 ‘새누리당 대 진보’ 구도로 굳어졌고, 또 자유선진당, 국민생각의 지지도가 미미해 연대의 효과가 의심스럽다는게 그 이유다. 대신 보수와 진보의 일대 일 싸움인 대선 직전 두 당을 흡수해 박 위원장을 명실상부한 ‘보수 대표’로 끌어올려야 한다는게 이들의 견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세 당이 극단적으로 연대의 판을 깨지는 못하겠지만, 총선 전에 쉽게 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보수연대의 효과는 총선이 아닌 대선에서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