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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유가 시대, 어려워진 서민경제 달라지는 풍속도
리터당 전국 평균 1994원, 서울지역은 2075원. 국내 휘발유값이 연일 사상최고치 행진을 펼치면서 어느덧 한반도 전체가 사실상 ‘기름값 리터당 2000원’ 시대를 맞았다. 여기에 경유 등 다른 유종들 가격도 덩달아 오름세라 기업, 단체, 개인을 막론하고 모두 초비상이다. 정부는 내복입기 운동, 사무실 온도제한 등 각종 에너지절약 캠페인을 유도하고 있고, 국민들도 번뜩이는 에너지 절감 아이디어를 속속 내놓고 있다. 유류세 인하는 요원하고, 이란 사태 등의 조기 타결 가능성도 없어 당분간 허리띠 졸라매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상초유의 고유가가 우리 일상까지 바꿔놓고 있다.

▶고유가에 달라지는 일상...체감 기름값 상상이상=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선 무릎담요가 인기다. 기업들이 난방비용 절약을 위해 실내 온도를 낮추는 바람에 직장인들, 특히 치마를 입는 여성들은 상품이나 사은품으로 받은 무릎담요를 꼭 챙긴다.

체온을 많이 뺏길 수 있는 손발을 따뜻하게 만들도록 다운 소재가 들어간 슬리퍼 제품도 나왔다. 내복을 입는 것처럼 편한 착용감과 동시에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된다.

봄 시즌 결혼을 준비하며 혼수를 장만하려는 신혼부부들은 에너지 효율 등급에 민감하다. 가전제품 구입 때 에너지 효율등급을 먼저 살펴보는 게 하나의 문화가 되고 있다. 연간 전기사용량이 표기된 이후엔 더 큰 관심이 되고 있다. 강남 신사동의 한 가전제품 판매점 업주는 “최근 방문하는 고객들이 전기사용량을 가장 먼저 물어보기 때문에 제품 진열도 전기 효율성이 좋은 제품을 앞 줄에 배치해 우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군 모 부대는 보조난방을 석유 난로가 아닌 전기용품으로 대체하고 있다. 상급부대에서 에너지 절감을 위해 유류사용을 줄이도록 지속적으로 공문을 보내오고 있다. 유류를 가장 많이 쓰는 부대를 선정, 연구강의를 통해 에너지 절감대책을 발표하도록 지시하고 그 사례를 이웃 부대로 알려 실천하도록 권장하기도 한다.

전업주부 김진경(가명) 씨는 지난달 난방비가 20% 이상 많이 나오자 집안 실내온도를 3~4도 낮추고 있다. 평소 사용하지 않는 방은 아예 보일러 사용을 중단했다. 낮엔 커튼을 걷어 채광을 이용해 난방비를 절약하고 있다. 심지어 거실의 대형TV이용을 중단하고 안방의 23인치 TV를 이용하고 있다.

알뜰주유소를 찾는 발길도 늘고 있다. 그렇지만 어디에 위치한 지 찾기가 쉽지 않아 소비자들은 불만이다. 가격 할인 폭도 기대보다 못하다. 100원 이상 싸다고 처음에 홍보하더니 실제는 많아야 20~30원 정도. 그나마 다향이다.

요즘은 또 카드 할인 혜택이 많이 줄어드는 바람에 가격 할인 혜택도 줄고 있는 추세라, 이른바 ‘체감 기름값’은 실제보다 훨씬 더 비싸다는 느낌이다. 



▶고유가에 시장도 변화해=개인화물사업자인 최 모(53) 씨는 “고유가에 기름값을 포함, 지출이 50%나 늘어 도저히 마진을 맞추지 못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택배사업자들 역시 가뜩이나 연말연초 성수기가 지나 일감도 없는데 유가도 올라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입장이다.

해운업계는 에코스티밍(Eco Steaming)과 경로 최적화(Route Optimization)로 고유가에 대비하고 있다. 선박의 항해속도를 늦춰 기름 소비량을 줄이고 있다. 에코스티밍 적용구간을 확대하고 경로최적화로 선박의 동선을 최소화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연비경쟁이 본격화됐다. 소비자들도 차량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연비다. 수입차는 물론 국산차들 중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원빈을 내세운 소나타 하이브리드 광고에서 “언젠간 모두 하이브리드 차량을 타게 될 것”이라고 광고한다.

보일러업계도 하이브리드가 인기다. 농촌지역에선 나무와 기름을 번갈아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보일러가 인기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가스 공급이 어려운 농촌의 경우 ‘겨울 난방용 기름값이 생활비의 반 이상’”이라며 “연탄보일러나 화목보일러 인기가 치솟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름보다 상대적으로 싼 연탄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설치비가 비싸지만 겨울 한 철만 지나면 값이 상쇄될 정도다.

유통가에선 소비자들의 관심이 내복, 핫팩, USB를 이용한 난방기구로 쏠리고 있다. 올 겨울 대형마트 내복 판매 신장률은 지난해보다 20%나 증가했고 이마트의 핫팩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50%가량 증가했다.

마트에선 문풍지, 방풍비닐, 보온테이프 등 난방보수용품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 지난해보다 30%가량 증가한 난방용품은 온라인몰에서도 하루에 수백개씩 팔리고 있다. USB를 이용한 난방기구 판매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USB온열장갑, USB발열 마우스패드 등은 지난 겨울보다 20%가량 판매량이 증가했다.

산업부@morningfrost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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