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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환銀, 은행권 경쟁 불붙인다
국민·신한·우리‘ 빅3’체제

윤용로 행장 취임 외환銀

외형성장 공격경영 박차

기업·하나와 중위권 경쟁


외환은행이 ‘윤용로 체제’로 새 출발하면서 은행권 순위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형 성장의 달인’으로 통하는 윤용로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지난 22일 외환은행장에 공식 취임하면서 은행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간 현상 유지만 해오던 외환은행이 윤 행장 취임을 계기로 영업 재개를 선언함에 따라 ‘무한 경쟁’이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총자산 100조원대에 있는 중하위권 은행들의 치열한 순위 경쟁이 예고된다.

▶자산구도는 3강 2중 3약=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규모를 보면 국민은행이 276조7000억원으로 1위에 올랐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20조~30조원 차이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들 3개 은행이 300조원대를 바라보며 ‘빅3 굳히기’에 들어간 가운데 기업은행(189조5000억원)과 하나은행(167조3000억원)이 총자산 200조원을 향해 달리고 있다.

반면 외환은행(100조5000억원)은 겨우 100조원을 넘어섰다. 1년 넘게 끌어온 대주주 자격 논란과 하나금융의 인수ㆍ합병(M&A) 문제로 사실상 성장이 멈춘 것이다. 특히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대주주로 있는 동안 미국 영업시장은 막혔고 외국환, 기업금융 등 핵심역량 분야는 퇴보했다.

이대로 가다간 외국계인 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에도 밀릴 판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SC은행의 총자산은 78조9300억원, 한국씨티은행은 58조93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외환銀 옛 명성 되찾을까= 은행권은 윤 행장의 경영 일선 복귀에 긴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산 성장’면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윤 행장이 외환은행을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려 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장 시절 총자산 124조3000억원에 불과했던 기업은행을 3년만에 165조4800억원으로 키웠다. 가장 취약했던 개인금융을 대폭 강화해 개인고객수를 730여만명에서 950여만명으로 늘렸다. 급격한 자산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신건전성을 잘 관리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결국 하나은행을 제치고 국민, 우리, 신한과 함께 은행권 빅4에 이름을 올렸다.

윤 행장의 등장은 그만큼 위협적이다. 윤 행장은 취임사에서 “외환은행의 핵심역량 분야인 해외영업과 외국환, 기업금융, 신용카드 등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고 영업 기반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모든 목표를 고객에게 맞춰 고객 기반을 확대하자”고 주문했다.

윤 행장이 보여줄 ‘매직’에 외환은행 뿐 아니라 전은행권이 기대를 걸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은행 내부적으로 하나금융에 대한 감정은 남아있어도 윤 행장은 좋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외환은행 정상화로 은행권의 영업대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기업銀ㆍ하나銀, ‘비상’= 윤 행장의 재기를 가장 두려워하는 곳은 기업은행이다. 불과 2년 전까지 기업은행을 맡아온 만큼 기업은행 속사정을 꿰뚫고 있는데다 3년간 배운 기업금융 노하우를 100% 활용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같은 계열사인 하나은행도 마음이 편치 않다. 총자산에서는 외환은행을 크게 앞서고 있지만 보유유가증권 처분이익 때문이라고 해도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외환은행(1조7245억원)에 약 5000억원 가량 뒤졌다. 앞으로 유사한 사업 영역에서 외환은행에 밀릴 경우 향후 합병 논의시 해당 분야를 외환은행에 통째로 넘겨줘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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