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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만 안내’하다 ‘길 잃어버린’ 내비게이션…‘새 길’ 찾는다
#직장인 원모(56) 씨는 오래된 자신의 차량에 내비게이션이 없다. 따로 달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없이 그냥 다니기도 그래서 평소 갖고 다니던 스마트 기기를 차량 거치대에 부착해 달았다. 내비게이션을 사는 것보다 탈부착이 간편한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니 편리하기도 하고, 그만큼 비용도 크게 절감했다.

#직장인 신모(28) 씨의 일과는 스마트 기기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 좋아하는 음악으로 매번 모닝콜을 바꿔가며 아침에 일어나고 출근하면서 최근 내한한 가수의 음악을 듣고 인터넷으로 뉴스를 본다. 오후 미팅을 위해 모르는 길을 지도를 검색해 약속장소에 도착했지만 너무 일찍 왔다. 기다리기 지루해 유튜브 동영상을 즐겼다. 퇴근길에는 스마트 기기로 회사 동료가 소개해준 전자책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국내 스마트 기기 사용 인구가 2000만명을 넘어서며 아이폰, 아이패드, 갤럭시노트 등 각종 스마트 기기가 산업 전반뿐만 아니라 우리 삶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 거추장스럽게 각종 전자제품을 챙겨다닐 필요없이 데이터 통신과 각종 기능이 합쳐진 스마트 기기 하나만 가지고 다니면 된다.

융합이 강조되는 시기다 보니 스마트 기기도 다양한 산업과 융합하고 있다. 동영상, 음악 등 각종 멀티미디어, 인터넷 검색뿐만 아니라 위치정보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길 찾기 역시 스마트 기기와의 융합으로 더욱 다양하고 편리하게 이뤄지고 있다.

반면 과거 MP3플레이어, PMP, 내비게이션 등 단일 기능 제품을 개발하는 단일 품목 산업체는 적지 않은 위협을 받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고유의 시장에서 점점 위협받고 있는 내비게이션 업체와 전자제품 업체는 지난해 매출액 하락과 더불어 일부는 인수합병되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혼란 속 내비게이션 업체= 국민 내비게이션으로 유명한 아이나비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팅크웨어는 지난해 11월 현대자동차가 주주로 있는 유비벨록스에 270억원에 지분을 넘겼다.

팅크웨어의 경영권을 소유하게 된 유비벨록스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한계가 있었던 팅크웨어를 인수하며 경쟁력 강화와 사업다각화, 상호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경영권이 바뀌면서 팅크웨어는 김진범 대표이사에서 이흥복 대표이사로 체제 전환을 시도, 변화를 모색하는 중이다.

▶스마트 기기 보급은 내비게이션 업체 실적 저하로= 지난해 각종 스마트 기기와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보급, 시장의 정체 등으로 인해 각 내비게이션 업체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급격히 저하됐다.

지난 14일 발표된 공시자료에 따르면 팅크웨어는 지난해 매출 1923억원을 기록, 2010년 2148억원에 비해 10.45%가량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2010년 224억원에서 60%가량 하락한 89억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당기순이익은 65%나 하락했다.

내비게이션 업체 파인디지털은 2010년 매출액 1000억원에서 지난해 358억원 떨어진 64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더욱 급감해 2010년 110억원이었던 것이 지난해 100억원, 무려 90%나 하락한 10억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당기순이익은 83.6% 떨어졌다.

파인디지털은 공시를 통해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 그로 인한 매출원가율 증가를 그 원인으로 분석했다.

▶MP3플레이어, PMP 생산하는 멀티미디어 기기 제조업체도 실적악화= 멀티미디어 기기를 제조하는 업체도 실적이 그리 좋지 않다. 한때 한국 MP3플레이어와 PMP 열풍을 주도하며 각종 기기 보급에 혁신적인 역할을 했던 아이리버와 코원도 2010년에 비해 지난해 실적이 크게 저하됐다.

지난 16일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아이리버는 2010년 매출액 1071억원에서 157억원 떨어진 91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역시 2010년 210억원 손실에서 35.4% 하락한 284억원의 손실을 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0년보다 훨씬 떨어졌다.

아이리버는 기존 제품의 시장규모 축소 및 신규사업 다각화 준비로 인해 매출액이 감소됐다고 밝혔다. 특히 전년 대비 매출 감소로 인해 손실이 증가했고 환율 변동과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손실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코원 역시 2010년 1월부터 9월 말까지와 2011년 1월부터 9월 말까지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을 비교해 보면 2010년엔 1011억원 매출에서 지난해 470억원으로 떨어졌고, 영업이익도 2010년 85억원에서 56억원 손실로 전환됐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0년 75억원 흑자에서 54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생존의 방법 찾아가는 위기의 업체= 이런 스마트 기기의 시장 점령에 각 업체는 사활을 걸고 새로운 대응전략 수립에 고민하고 있다.

한 내비게이션 업체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유럽 시장과 달라 7인치 내비게이션이 인기였지만 현재 그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5인치 이하 작은 제품의 스마트 내비게이션을 통해 저렴한 가격대의 라인업을 구성하고 스마트폰과 달리 자동차에 특화한 전문 내비게이션으로 경쟁력을 갖추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른 내비게이션 업체 관계자는 “다른 회사가 갖추지 못한 오프라인 직영점 인프라를 통해 매립형 내비게이션의 라인업을 강화하고 스마트폰과 차별화한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내비게이션으로 시장점유율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문영규 기자 @morningfrost>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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