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을 대상으로 상습적으로 돈을 갈취하고, 돈을 빼앗아오라 협박한 일진회 학생들에게 법원이 형사처벌 대신 소년부 송치 판결을 내렸다.
서울 서부지방법원 형사5단독 박남천 판사는 서울 지난 1월 서울 마포구 소재 모 중학교에서 발생한 이른바 ‘돈셔틀’사건으로 기소된 A(15)군과 B(15)군에 대해 서울 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한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 21일 이들에게 징역 장기 1년, 단기 10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피고인들의 죄질이 나쁘고, 피해자 가족들이 유독 이들에 대해서만 엄정한 결정을 강하게 바라고 있는 등 ‘더 이상의 용서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면서도 “구속 수감중인 B군의 가족과 지인들이 B군의 가정형편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연달아 제출하는 등 개선의 의지를 보이고 있고, A군 또한 반성문을 거듭 제출하며 사건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이 더 낫는 결론을 내렸다” 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죄질이 나쁜 이들에게 법정처벌을 적용해야 옳지만 그럴 경우 사회가 그들을 포기하는 것 처럼 비칠지 않을까 우려된다” 며 “피고인들은 이같은 결정이 중요한 인생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판결로 ‘한 번 빠져나갔다’고 생각하고 재범을 저지른다면 나중에 더 큰 불행이 닥칠 것” 이라고 충고했다.
A군 등은 선고공판 내내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불구속 기소된 A군은 재판이 시작되기 20분 전부터 법정에 도차해 연신 손을 매만지는 듯 안절부절한 모습을 보였다. 피고인 가족들은 형사처벌이 아닌 소년부 송치 판결이 나오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한편 판결이 내려진 후 피해자 C(15)군의 가족은 “이들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해 갈취금액과 정신적 피해보상을 요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현종기자 factis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