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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의 빈자리 ‘한국형 원전’ 이 채운다
터키총리 원전2기 희망
도쿄전력 말레이 입찰포기

日 후쿠시마 사고 여파
안전성 우위 한국 러브콜

국제 원자력발전 업계에서 한국의 위세가 높아질 전망이다. 원전 사고로 힘을 잃은 일본의 빈자리를 한국이 빠르게 차고 들어가는 모양새다.

지난 22일 지식경제부의 원전 수출 업무 관계자들이 터키로 급파됐다. 이달 초 이명박 대통령이 터키를 국빈방문한 자리에서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한국이 원전 2기를 건설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공식 발표한 직후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현지에 협상단을 공식 파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급파는 공식 협상단 파견에 앞선 사전 조율 차원의 성격이다.

이미 한국과 터키는 지난 2010년부터 원전수출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해오던 터. 하지만 터키 정부가 일본형 원전에 눈길을 더 줌으로써 한국 정부와의 협상은 무기한 중단된 상태였다. 하지만 최근 일본 원전 사고 이후 다시 한국형 원전이 주요 관심사가 됐다.

이번 터키 파견팀은 곧바로 말레이시아로 향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역시 터키와 거의 비슷한 상황이었다.

지난 2010년 한창 한국형 원전 도입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증권시장에서는 ‘말레이 원전 수주 수혜주 리스트’까지 유행할 정도였지만 막판 일본의 끼어들기로 모든 상황이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해 원전 사고 직후 도교전력은 말레이시아 원전 사업 입찰 포기를 선언했다. 한국이 다시 승기를 잡은 상황.

일본은 원자력발전소 건설의 원조 강국이다. 1978년 한국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원전 역시 일본의 기술력을 받아들였을 정도다. 역사로는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원전 수출 1호를 달성한 한국형 원전과는 비교가 안 되는 상황.

하지만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상황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곧바로 일본 정부는 앞으로 30년 동안 54개 원자력 발전소 중 42개를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일본형 원전 도입을 고려하던 국제 원전 시장의 반응은 싸늘해졌다.

지경부 관계자는 “일본 원전 사고가 아무리 지진 같은 천재지변으로 인한 사고였다고는 해도 각국 정부는 이미 마음이 떠난 듯 보인다”며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사고 원전을 만든 곳에 자국의 원전 건설을 맡기는 것은 정치적으로도 무리수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자국에는 원전을 세우지 않겠다고 발표한 일본 원전 건설사에 수주를 맡기겠다는 나라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며 “이제는 경제성보다는 안전성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상황인데 이 점에서 최근에는 한국이 일본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정식 기자/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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