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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증시 ‘장밋빛 전망’ G3가 찬물 끼얹나
美·中·유럽 경기침체 지속
IT업종 삼성전자 착시효과
108개社 순익전망 8% 감소
중동 리스크·유가상승 등
외풍에 실물경제‘ 빨간불’

유동성 효과와 미국의 양적완화로 증시가 급등했던 2009년 상황이 올해 재현될 것이란 전망에 찬물이 끼얹어지고 있다. 이번엔 경기가 문제다.

미국 중국 유럽 등 ‘G3’의 올 경제전망도 모두 밝지 않다. 절대주가 수준이 이미 그때보다 월등히 높은데다, 상장사 이익은 오히려 감소 추세다. 국내 기업 수출실적의 키였던 엔/달러 환율이 방향을 튼 점도 심상치 않다. 그리스에 이은 포르투갈 처리와 이란발 중동불안으로 인한 유가부담도 언제든 증시를 위협할 ‘칼날’이 될 전망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10대 상장사(매출액 순위)의 올 순이익(지배주주귀속분) 전망은 지난해 9월 말보다 -0.33% 줄었다. 하지만 이익전망이 크게 상향된 삼성전자 착시효과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9개 기업의 순이익 전망치는 10% 넘게 낮춰졌다.

이는 이 기간 9개 대표업종 108개 상장사의 순이익 추정치도 7.98% 줄었다. 삼성전자가 속한 IT를 제외한 8개 업종의 순이익은 무려 13.56%가 쪼그라들었다. 2008년에서 2009년 우리나라 기업 순이익은 52조5303억원에서 88조7200억원으로 68% 넘게 늘어났었다.



미국의 양적완화와 유럽의 장기대출(LTRO)로 인한 유동성 랠리는 2009년과 2012년이 같지만, 주변 상황이 좀 다르다. 본격적인 반등 두 달째인 2009년 4월 코스피 고점은 1400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코스피는 이미 2000을 웃돌고 있다. 전고점과의 간극도 겨우 200포인트 선이다. 미국 다우지수도 금융위기 전 고점의 90% 이상을 회복했다.

기업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원/엔 환율 추이에도 뚜렷한 변화가 보인다. 반등이 시작됐던 2009년 3월은 엔/달러 환율 100엔이 깨진 시점과 일치한다. 이후 엔화 강세와 코스피 강세가 함께 진행된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76엔까지 떨어졌던 엔/달러 환율은 최근 일본 정부가 엔고 탈출에 나서며 달러당 80엔 회복이 눈앞이다.

미국은 물론 유럽과 중국 등 글로벌 3대 경제권의 경기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의 1월 주택거래 실적은 여전히 정상 수준의 76%선에 그쳤고, 중국의 제조업지수(PMI) 잠정치는 4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았다. 유로존의 2월 PMI 속보치도 예상밖으로 전월 대비 하락했다.

유럽 후폭풍도 아직 남았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22일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 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C’로 강등한 것은 구제금융안 조건인 강력한 긴축재정안 시행의 어려움을 반영하고 있다. 4월 그리스 총선에 따라 또다시 디폴트 우려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다른 재정위기국의 국채만기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또 유로존 은행의 ‘자본재확충’이 유동성 랠리에 제동을 걸 만한 변수다.

이 밖에 핵개발을 둘러싼 중동 리스크가 부각돼 유가가 계속 오르는 것도 근심거리다. 지난 1월 경상수지가 2010년 2월 이후 23개월 만에 적자가 예상되는 것도 유가 탓이 크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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