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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년은 2009년과 다르다…그리스 지나도 불황, 실적악화 등 첩첩산중
유동성 효과로 미국의 양적완화로 증시가 급등했던 2009년 상황이 올 해 재현될 것이란 전망에 찬물이 끼얹어지고 있다. 이번엔 경기가 문제다.

미국, 중국, 유럽 등 ‘G3’의 올 경제전망도 모두 밝지 않다. 절대주가 수준이 이미 그 때보다 월등히 높은 데다, 상장사 이익은 오히려 감소추세다. 국내 기업 수출실적의 키(key)였던 엔/달러 환율이 방향을 튼 점도 심상치 않다. 그리스에 이은 포르투갈 처리와 이란 발 중동불안으로 인한 유가부담도 언제든 증시를 위협할 ’칼날’이 될 전망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10대 상장사(매출액 순위)의 올 순이익(지배주주귀속분) 전망은 지난해 9월말보다 -0.33% 줄었다. 하지만 이익전망이 크게 상향된 삼성전자 착시효과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9개 기업의 순이익 전망치는 10% 넘게 낮춰졌다.

이는 이 기간 9개 대표업종 108개 상장사의 순이익 추정치도 7.98% 줄었다. 삼성전자가 속한 IT를 제외한 8개 업종의 순이익은 무려 13.56%가 쪼그라들었다. 2008년에서 2009년 우리나라 기업 순이익은 52조5303억원에서 88조7200억원으로 68% 넘게 늘어났었다.

미국의 양적완화와 유럽의 장기대출(LTRO)로 인한 유동성 랠리는 2009년과 2012년이 같지만, 주변상황이 좀 다르다. 본격적인 반등 2달째인 2009년 4월 코스피 고점은 1400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코스피는 이미 2000을 웃돌고 있다. 전고점과의 간극도 겨우 200포인트 선이다. 미국 다우지수도 금융위기 전 고점의 90%이상을 회복했다.

기업실적 영향을 미치는 원/엔 환율 추이에도 뚜렷한 변화추세다. 반등이 시작됐던 2009년 3월은 엔/달러환율 100엔이 깨진 시점과 일치한다. 이후 엔화강세와 코스피 강세가 함께 진행된다. 그런데 지난 해 10월 76엔까지 떨어졌던 엔/달러 환율은 최근 일본 정부가 엔고 탈출에 나서며 달러당 80엔 회복이 눈앞이다.



미국은 물론 유럽과 중국 등 글로벌 3대 경제권의 경기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의 1월 주택거래 실적은 여전히 정상수준의 76%선에 그쳤고, 중국의 제조업지수(PMI) 잠정치는 4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았다. 유로존의 2월 PMI 속보치도 예상 밖에 전월대비 하락했다.

유럽 후폭풍도 아직 남았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22일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 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C’로 강등한 것은 구제금융안 조건인 강력한 긴축재정안 시행의 어려움을 반영하고 있다. 4월 그리스 총선에 따라 또다시 디폴트 우려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다른 재정위기국의 국채만기 문제도 풀어야할 숙제다. 또 유로존 은행들의 ‘자본재확충(recap.)’이 유동성랠리에 제동을 걸만한 변수다.

이밖에 핵개발을 둘러싼 중동 리스크가 부각돼 유가가 계속 오르는 것도 근심거리다. 지난 1월 경상수지가 2010년 2월 이후 23개월만에 적자가 예상되는 것도 유가 탓이 크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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