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전국 레미콘 공장들이 문을 닫았다.
750여개 중소 레미콘사로 구성된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이날부터 전국 사업장에서 일제히 조업을 중단, 건설 현장에 레미콘 공급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레미콘연합회 관계자는 “가격협상에 열쇠를 쥔 건설사들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예정대로 전국 현장이 문을 닫게 됐다”고 말했다.
조업중단에 소극적이던 유진기업, 삼표산업, 아주산업, 렉스콘 등 대형 레미콘 전문업체들도 이에 동참하기로 해 전국적인 ‘레미콘대란’이 우려된다.
레미콘연합회 소속 차량들이 사업장 입구를 막아버린 탓이다. 대형업체들의 경우 수도권 건설현장 공급물량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의 한 관계자는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레미콘 공급이 실제 중단될 줄은 몰랐다”며 “각급 현장의 공정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의 입장은 아직 강경하다. 이미 지난해 레미콘단가를 3% 인상해줬기 때문에 건설경기가 최악인 마당에 추가 인상은 어렵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지난달 31일 레미콘 조업중단이 예고됨에 따라 어느 정도 대비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 김종표 부장은 “레미콘 조업중단이 20일 전부터 예고돼 각 공사현장에서 사전 대비도 했다”며 “사나흘 동안은 콘크리트 타설 대신 다른 공사로 정상 조업을 할 수 있지만 이후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건설사-레미콘-시멘트 3자 협상은 이날 재개돼, 타결을 모색한다. 건설시즌이 본격 재개된 상황에서 3자 모두 사태 장기화는 원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레미콘 조업중단 사태 3일 만에 해결됐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시멘트 회사와 달리 지난해 주요 건설사들은 흑자를 냈다”며 “레미콘파동은 이외로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