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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볼모냐”...서해 사격훈련 개시로 불안한 서해 5도
20일 시작되는 해상 한ㆍ미군사훈련을 앞두고 북한이 강력한 대응타격을 경고하고 있다. ‘제 2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우리 군(軍)은 비상 대기 상태다. 연평도 주민 등 서해 5도 주민들은 언제 하늘에서 포탄이 떨어질지 걱정하며 불안감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군 전선서부지구사령부는 지난 19일 공개 통고장을 보냈다. 20일에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도 공개 경고를 하고 나섰다. 특히 김정일 사후, 나이 어린 김정은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관 추대 이후 남 측의 군사 훈련에 대한 강력한 대남(對南)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의미가 있다.

북 측이 어떤 군사적 행동을 할지 한ㆍ미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주민들은 긴장감을 감출 수 없다.

북 측이 단순한 사격 훈련을 놓고 대응 타격을 할 경우 남 측은 물론 미국에게도 공개적 도발을 하는 상황이라, 이번에 반격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서해 5도 주민들은 이 같은 훈련 상황과 북측 위협이 익숙할만도 하지만, 지난 2010년 11월 포격 사건을 떠올리며 불안에 떨고 있다.

연평도에서 민박을 운영하는 김모(57ㆍ여)씨는 “훈련상황이야 평소와 다름 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도 없지 않지만 생계가 달렸으니 어쩔 수 있겠느냐”며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김 씨는 “배가 오후 3시에 한 번 있는데 오늘은 나갈 수도 없다”며 “어제부터 대피하라는 방송을 하고 있는데, 오전에 대피소로 갔다 2~3시간 있으면 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연평도 주민인 김모(54ㆍ여)씨는 “아들이 면사무소에 근무하는데, 어제부터 사람들에게 대피하라고 알리느라 정신이 없는 것 같더라”며 “훈련하는 동안에는 집에 가만히 있어야겠다”고 불안해 했다.

마을 이장과 면사무소 직원들은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연평면사무소 관계자는 “어제 4회에 걸쳐 대피방송을 했고, 오늘 아침 8시까지 두 차례 방송을 더 했다”며 “생업이 있는 분들은 아직 대피호로 피하지 않고 있지만, 면사무소 직원들이 집집마다 방문해 대피호로 이동할 것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치호(63) 백령도 남3리 어촌계장은 “훈련으로 인해 조업이 통제된다고 해도 요즘은 조업을 별로 안 하는 시기라 큰 피해는 없다”며 차분한 분위기에서 훈련상황을 맞을 것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백령면사무소 관계자는 “군 부대에서 북한이 우리 군 훈련에 대응타격해올 때 즉각 대피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해병대는 20일부터 5일간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 지역해상에서 한미 연합 대잠훈련을 실시한다. 이에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군사적 도발이 시작되면 무자비한 대응타격을 개시하겠다며 서해 5도 일대 민간인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킬 것을 알려온 바 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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