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양화대교 구조개선 공사를 장마 전에 끝내기 위해 ‘선(先)시공 후(後) 정산’ 방침을 세웠다.

서울시가 지금까지 확보한 415억원의 예산으로는 이달 29일까지만 양화대교 구조개선 공사가 가능해 공사를 계속하기 위해선 예비비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가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75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 추가 비용 중 44억원은 설계 때 고려하지 못해 뒤늦게 반영한 공사(19억원), 현장 여건 변동에 따른 공법 변경(25억원)에 사용된다.

시는 교각 단면을 확대해 ‘ㄷ’자 통행을 원상복귀하고 선유도에 만들어놓은 아치교를 옮겨와 상부에 올리는 공사까지 끝난 후 추경예산으로 75억원을 확보해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에 사후 정산할 계획이다.

애초에 시는 올해 예산을 짜면서 시의회 등의 반대로 양화대교 추가공사비 75억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시의회 장환진 의원은 지난해 양화대교에서 교통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예비비를 투입해서 조속히 공사를 마무리 지으라고 해 182억원을 예비비로 투입했으나 시의회에서 이것을 다시 문제삼기도 했다.

그러나 시는 당시 예비비를 투입할 때 75억원이 추가로 투입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당시에 예비비 전용만으로도 부담스러워 75억원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까지 공개하기 부담스러웠다”고 해명했다.

장 의원은 “현장은 변한 게 없는데도 시가 정확하게 여건을 파악하지 않고 졸속설계를 하는 바람에 추가 공사비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박원순 시장은 특별감사를 지시, 예비비 전용과 추가공사비 청구 과정을 상세하게 보고하도록 했다.

감사를 통해 설계업체에 대해서는 ‘부실 벌점’을 부과, 앞으로 수년간 서울시가 발주하는 사업에 참가하지 못하게 할 방침이다. 그러나 담당 공무원은 다른 한강 사업과 관련해 징계가 된 상태라 추가 징계는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시는 보완감사를 하라는 박 시장의 지시에 따라 2차 감사에 들어갔다. 양화대교 공사는 상류의 아치교 설치가 마무리되는 오는 9월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용 기자/jycaf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