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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쉬운수능·불황에…호시절 갔다” 푸념
사교육비 감소 학원가 반응
선행학습 축소 학부모 늘고
설상가상 학생수도 줄어

쉬운 수능과 경기불황은 일년 내내 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대한민국 사교육시장에도 찬바람을 몰고 왔다. 지난해 사교육시장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직접 돌아본 서울 대치동과 중계동, 목동 일대 학원가에는 “호시절은 끝났다”는 반응이 많았다.

16일 오후 7시,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라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는 한산했다. 중ㆍ고교생들이 방학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상당히 한산한 모습이었다.

A 영어학원 측 관계자는 “대치동도 불황이다. 예년에 비해 학생이 많이 줄어든 것은 틀림없다”면서 “특히 수능에서 쉬워진 영어과목 학원이 타격이 크다. 최근 소규모 학원 상당수가 문을 닫았다”며 한숨 쉬었다.

그는 “경기 불황도 원인이지만 가장 큰 원인은 학생 수 자체가 줄어든 데 있다”며 “지나치게 높은 아파트 대출금 이자를 견디지 못하고 강북, 판교 등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수능이 쉬워져 선행학습을 줄이는 엄마들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인근 B 수학학원도 반응은 비슷했다. 원장 정모(54) 씨는 “다른 과목은 몰라도 수학은 학원 보낸다고 하는데 수능이 쉬워져서인지 지난 방학 때도 선행학습시키겠다고 찾아오는 학부모들이 예년 같지 않았다”면서 “아직까지 운영을 못할 정도는 아닌데 더 줄어들면 문제가 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EBS나 방과후 학교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정 씨는 “EBS나 방과후 학교가 전국적인 사교육비 및 학원생 감소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줬겠지만 대치동에선 그렇지 않다”면서 “대치동에선 오히려 EBS 교재 내용을 분석해 가르치는 강의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또 “방과후 학교도 수강료만 내고 학원에 와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중계동 학원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C학원 원장 이모씨는 “방학이라 학기중보단 사정이 낫지만 워낙 경기가 워낙 안 좋기 때문에 원생 수가 줄고 있음을 체감한다.

운영에 어려움을 느낀다”면서 “내신강조로 현재 나가고 있는 진도를 제대로 따라가는 것 자체가 중요한 만큼 선행학습을 하려는 학생들도 최상위권 학생들에만 국한된 얘기가 됐다. 선행 학습하려는 애들도 ‘반짝하다’ 그만둔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수능이 쉬워지면서 외고를 지원하려는 학생도 줄었다”면서 “대신 대입에서 수시선발비중이 높아지면서 논술수업을 미리 준비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역시 EBS나 방과후 학교 수업 효과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올해 고교 3학년에 올라가는 석관고 신모(19) 양은 “다른 과목은 EBS와 연계가 많이 돼있어 혼자 공부하고 수학과 과학만 학원을 다닌다”고 말했다.

또 용화여고 3학년 배모(19) 양은 “EBS방송을 보긴 하는데 혼자 하려니 버거워 수학은 학원을 다니고 있다”면서 “학원에서도 EBS 교재로 수업을 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목동 역시 불황의 신호가 감지됐다. 양천구 목동 소재 D학원의 하모 원장은 “요즘 경기가 어려워져 예전엔 종합에 단과 하나씩 등록했다면 요즘엔 종합반 하나만 등록한다”면서 “외고 지원학생도 많이 줄어 관련 수요도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사건팀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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