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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펀드, 팔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
국내주식형 올들어 3조5500억 순유출…“또 무슨 일 터질지 모른다”코스피 1950~2000서도‘일단 대피’늘어
수익률 올 9.11%, 최근 1년 -1.25%

작년 하반기 매입 단기투자자는 매도

장기투자자라면 안고 가는 것이 유리


유동성 증가 이면엔 변동성 악재

지수추종 인덱스펀드 비중 확대 바람직

수시점검 통해‘ 지진아펀드’는 정리를

근질근질하다는 표현이 딱 맞을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까지 오르다보니 국내 펀드 투자자는 환매에 나서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 자꾸만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지난해 자금이 유입됐던 지수대를 감안하면 높은 수익은 아니지만 일단 본전치기는 했다. 그러나 상반기 지지부진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면서 그나마 찾은 본전마저 다시 잃게 될까 싶은 생각이 자꾸만 환매를 떠올리게 한다

▶올 들어서만 펀드 환매 3조5000억원=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는 연초 이후 3조5500억원이 순유출됐다.

지난달에만 2조7300억원이 순유출됐고, 특히 코스피지수가 1950선을 회복한 지난달 말에는 단 하루 동안 1조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는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연일 유출세를 이어가고 있다.

펀드 환매 지수대도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코스피지수가 2100선까지는 올라선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의 자금 유출이 본격화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1950~2000선 사이에서도 펀드를 일단 환매하고 보겠다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탓이다. 올해 대부분의 증권사가 ‘상저하고’를 외칠 정도로 상반기 증시 전망은 밝지 않았다. 유럽 재정위기가 극한으로는 치닫지 않는 모양새지만 언제 또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증시가 급락하면서 코스피 1900선 이하일 때 투자자가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로 3조8640억원이 순유입됐다. 지수 상승으로 부담이 커지면서 증시가 추가 상승할 경우 환매 압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환매 vs 보유=  그러면 ‘내 펀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9.11%다. 최근 1년 수익률은 -1.25%로 아직 마이너스(-) 수준이고, 2년 수익률이 24.25%다.

전문가들은 장기투자자라면 보유를, 단기라면 환매가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애초 3년 이상의 장기투자를 계획했던 투자자라면 때이른 환매를 고려하기에는 수익률이 별로다. 하락장에만 잘 찍어 들어갔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지난해 하반기 급락장에서 단기 수익을 노리고 펀드에 들어갔다면 환매를 고려해볼 만도 하다. 몇 개월 만에 10% 안팎의 수익도 냈고, 펀드 환매 수수료를 내야 하는 3개월도 대부분 지났을 시점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단기적으로는 가격 부담이 큰 상황이다. 향후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해도 일단 조정을 보인 이후에야 상승세가 가능할 것이다. 시황에 따라 적극 대응할 수 있다면 일단 환매했다가 재진입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 점검은 수시로= 펀드에 계속 투자하든, 아니면 차익실현에 나서든 펀드 점검은 수시로 해야 한다. ‘지진아’ 펀드라면 아무리 오래 보유한들 수익률은 뒤처지게 마련이다. 지난해는 상반기엔 압축형 펀드가 좋은 성과를 냈고, 하반기엔 중소형주 펀드가 성과를 냈다.

그러나 올해는 유동성에 밀려 업종이나 종목별로 순환매가 빠르게 이뤄지다 보니 특정 스타일의 펀드로 접근하기는 어렵다.

설정액 50억원 이상 일반액티브 펀드 가운데 코스피지수 이상 성과를 달성한 펀드의 비율은 지난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올 들어서는 22%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수를 따라가는 인덱스 펀드가 유리하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증가는 돈의 힘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변동성 확대라는 악재가 숨어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성과가 양호하지 못한 펀드를 지속적으로 보유하기보다는 시장수익률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하고, 변동성 장세에서 상대적으로 수익률 방어력이 뛰어난 펀드를 보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2007년 10월 이후 2011년 12월까지 변동성이 높았던 시기에는 총 30개 펀드가 지수 대비 양호한 성과를 냈으며, 이 중 8개 펀드 만이 4년간 성과가 꾸준히 개선되거나 상위권을 유지했다. 마이트리플스타펀드와 신한BNPP프레스티지코리아테크펀드, 알리안츠Best중소형펀드, 한국투자네비게이터펀드, 한국투자성장펀드, 한국투자정통적립식펀드, KB퇴직연금펀드, PCA업종일등펀드 등이다. 

<안상미 기자>/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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