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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니스토리> 삼성그룹 IT주 투자법....오직 삼성전자만 보라
로마제국이 무너진 이유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너무 커져서 망했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카이사르 이후 넓어진 제국의 방위선을 아우렐리우스 황제(재위 161~180) 이후 제대로 통치를 하지 못했다. 특히 로마시민권을 모든 속주민에게 나눠 준 카라칼라 황제(211~217)의 안토니우스 칙령은 결정적 ’한방’이었다. ‘로마시민권’을 댓가로 속주민을 군사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를 잃었기 때문이다. 이때부너 넓어진 방어선에 징병원(源) 제한, 그리고 이로인한 재정부담이란 악순환이 시작된다. 아우렐리우스 이후 복부비만이 진행됐다면, 카라칼라 이후에는 내장비만까지 겹친 셈이다.

삼성전자가 LCD사업부를 분사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합병시킬 방침이라고 한다. 투자하는 입장에서 당연히 따져봐야할 재료다.

삼성전자는 가만히 방치해두면 로마제국 처럼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에 가전, 핸드폰까지 사업분야가 다른 글로벌 IT업체와 비교해도 가장 많다. 따라서 잘 되는 것은 갖다 붙이고, 잘 안되는 것은 떼어내는 사업구조조정, 즉 ’다이어트’가 필수다. 그래서 지금까지 펼쳐온 전략이 다른 계열사를 통해 사업성을 시험한 후 괜찮다 싶으면 삼성전자가 가져왔다. 반대로 ’계륵(鷄肋)’ 같은 애물단지 사업부분은 다른 계열사에 떠넘긴다.


이번에 떼어낼 LCD도 애초에 삼성SDI도 영위하던 사업이었다. LCD를 접고, 한물간 ’PDP’로만 고전하던 삼성SDI는 최근에는 ’레드오션’ 사업으로 꼽히는 태양광사업을 삼성전자로부터 넘겨 받았다.

LED 역시 삼성전기의 사업분야였지만, 삼성LED라는 법인을 설립해 삼성전자에 절반을 내준다. 그리고 작년말 삼성LED는 삼성전자에 흡수합병된다. 잘 키운 ’자식’을 삼성전자에 ’출가’시킨 셈이다.

삼성테크윈은 2009년 카메라사업부를 삼성디지털이미징으로 분사시키지만, 이 역시 작년 삼성전자에 흡수합병됐다. 카메라를 떼주고 새로 받은 것은 삼성전자의 감시장비 사업부분이다.

’희생’ 없는 ’영광’은 없는 법이다. 시가총액 175조원의 거인이 된 삼성전자의 성장에는 전자 계열사들의 헌신(獻身)도 밑거름이었다. 2000년부터 2011년까지 12년간 삼성전자와 전자계열 3인방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률 추이를 보자.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괄목상대, 3인방은 고만고만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삼성전자가 압도적으로 높다. 3인방은 5%를 못 넘긴 해가 절반 이상이다.

이쯤되면 어디에 투자해야할 지 명확해 진다. 삼성그룹에서는 역시 삼성전자다. 그룹 가치의 80%인 삼성전자가 잘 돼야 다른 계열사도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이같은 사업구조조정을 곱지 않게 볼 이유는 없다.

한편 삼성전자의 이번 LCD분사가 주는 ‘덤’의 의미도 있다. 삼성전자 투자를 통해 ‘절대수익(α)’을 추구하는 입장에서는 LCD 부진에 따른 위험을 관리할 필요가 작아졌다. 물론 자회사로서 실적이 반영되겠지만, 사업부 보다 정도는 약하다. SMD의 삼성전자 지분률은 64.4%다. 그동안 삼성의 반도체와 핸드폰 부분은 유망하지만, 부진한 LCD부문 때문에 일부 헤지펀드 투자자들은 LG디스플레이에 대해 공매도(short) 포지션을 취하는 수고를 해야했다. 삼성전자 때문에 공매도 망치를 맞았던 LG디스플레이에도 도움이 되는 셈이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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