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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방송서 안 보이냐구요?…메인 아니어도 지금이 행복”
개그맨 남희석 인터뷰

“요즘이 제일 재미있어요.”

남희석(41)이 인터뷰를 위해 앉자마자 한 말이다. 지상파의 프라임 시간 버라이어티 예능에서 벗어나 있지만 그때보다 훨씬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다고 한다.

“택시를 탔더니 기사님이 왜 다시 방송에 컴백하지 않냐고 말씀하시더라. 사실 케이블 채널까지 합치면 프로그램을 6개나 진행하고 있는데 메인 타임이 아니니까 잘 모르시더라. 40대로 접어들며 일희일비하지 않는 걸 배우게 됐다.”

남희석은 라디오프로그램 진행자 자리도 섭외가 들어왔는데, 아내가 하지 말라고 해 못했다고 한다. 너무 솔직하게 말하는 스타일이라 생방송에서는 논란이 될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그래도 남희석은 40대 후반이 되면 잘하는 건 잘했다, 또 못하는 건 못했다고 발언해야 한다고 했다.

“아직은 내가 무식한 사람이라 책과 칼럼 등을 읽으며 공부하고 있다. 재밌고 즐겁게 사는 걸 연구하고 있는데, 개그맨 시절에는 잘하지 못했던, 사람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서울대 사회학과 정덕진 교수의 얘기를 들으면 세상공부가 되고 국회의원 선거에서 떨어진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남희석은 할 이야기가 많은 사람이다. 트위터에 글을 자주 올리는 것도 이때문이다. 그는 트위터에 “위안부 사과를 하지 않는 일본은 나쁘다”고 일침을 가하는가 하면 비리대학재단에는 “애들 돈이라 우습게 본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남희석은 “유머가 없으니 재미가 없다. 삶에 대해서는 치열하게 싸우되, 재밌는 세상이 돼야 한다. 유머가 인정받으려면 배려와 양보도 할 줄 알고 인정해 줄 줄도 알아야 한다”면서 “닥치고 정치, 닥치고 밥이나 처먹어처럼, 닥치고 이상을 못 만들어낸다. 이슈가 하나 생기면 우루루 하고 몰려버리고 그 다음에는 그 이슈가없어져 버린다”고 말한다.

그는 이산가족 감동 프로젝트 ‘이제 만나러 갑니다’ MC로도 활동하지만 가장 활력있게 진행하는 것은 MBC 생활정보뉴스 프로그램 ‘생방송 금요와이드’다. 처음 섭외 왔을 때만 해도 “왜 나를 쓰지”하고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요즘은 신나서 방송에 임하고 있다. 남희석의 추천으로 사유리가 리포터를 맡고 있는 ‘식탐여행’ 코너는 금세 인기를 얻어 시청률 급상승의 동력이 됐다.

“돈을 받고 맛집 취재를 한 것에 대한 양심선언이랄 수 있는 ‘트루맛쇼’가 나온 상황에서 이영백 PD와 함께식탐여행의 취재 원칙을 정했다. 무조건 맛있다고 외치지 말자, 접대받지 말자, 작은 식당이라도 맛있으면 띄워주자, 이 세가지다.”

음식을 맛보고는 “맛이 없는데요”라고 말해 식당주인을 당황케 하기도 하는 사유리는 거침없는 맛 평가로 시청자를 즐겁게 해주며 맛 평가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런 사유리에 대해 남희석은 “사유리는 항상 열심히 공부한다. 책도 쓰고, 머리도 좋다. 압구정동에서 명품가방을 든 아줌마가 버스를 타고 가는 맛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사유리밖에 없다”면서 “민감한 문제는 피해갈 줄도 안다. 방송 실수도 없다. 얼굴도 예쁜 여자가 즐겁게, 기꺼이 망가지니까 밝은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미녀들의 수다’의 진행자였던 남희석은 “크리스티나, 브로닌, 비앙카, 따루, 구잘 등 ‘미수다’ 출신들이 요즘도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미수다 시즌2도 할 수 있을 때가 올 수 있지 않겠는가. 시즌1에서는 그들이 한국에서 겪었던 신기한 점에 촛점을 맞췄다면 시즌2는 좀 더 전문적이고, 좀 더 진전되고, 좀 더 센 이야기를 들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남희석은 “애들도 잘 크고 있고 아내(치과의사)도 생각보다 많은 돈을 버는 건 아니지만 그런대로 자리잡고 있다. 요즘은 냉면에 꽂혀 돌아다닌다. 좋아하는 걸 하며 사는 나는 스스로 복 많은 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희석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러운 방송인으로 성숙하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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