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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FT, “K팝, 노예계약과 성로비는 한류의 그늘”
“문화 수출이 은둔의 나라를 처음으로 세계에 알렸다”

미국과 유럽에서 K팝 및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관심과 주목이 잇따르는 가운데, 영국의 세계적인 경제지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가 한류를 다시 한번 조명했다. FT는 ‘한국의 K팝이 서구권에서 비상 채비(South Koprea’s K-pop takes off in the West)’라는 제하의 10일자 보도에서 최근 미국 유명 토크쇼에 출연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소녀시대를 비롯한 미국, 유럽에서의 한류 열풍을 자세히 소개했다.

FT는 기사의 첫 머리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소녀시대가 최근 미국의 최고 인기 TV 토크쇼인 데이빗 레터맨쇼에서 그랜드 피날레를 장식한 것은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아시아를 넘어 서양에서 큰 성공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는 새로운 신호”라고 규정했다.

이어 소녀시대를 ‘TV에서 더욱 멋진 외모를 가진 9명의 소녀들은 처음으로 미국 TV에 출연해 싱글발매곡 ‘더 보이스’를 부른데 이어 지난해 콘서트 티켓을 15분만에 매진시킨 프랑스에서도 황금시간대 TV 프로그램에 초대됐다”고 보도했다. 


또 “한국영화, 드라마를 비롯해 ‘J팝’(일본 대중음악)을 본따 이름붙은 K팝 등이 지난 10여년간 아시아에서 거센 폭풍을 일으켰다”며 “아시아에서 하나의 현상이 된 한류는 이제 유럽과 미국으로 확산되며 한국에 새로운 수입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영화, 만화, 컴퓨터 게임 등을 포함한 한국의 문화 수출액이 지난 2009년 26억달러였지만 올해는 42억달러에 이르는 등 큰 폭의 성장을 이룬 사실을 각종 통계치를 이용해 소개했다. 과거 한국의 수출 동력은 전자, 조선, 상용차 등 공산품 제조기업이었지만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는 크게 기여하지 못했으며 특히 경쟁국인 일본에 비해 질적으로 열등하다는 평가를 우려해왔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하지만 최근의 한류 문화의 인기와 대중문화 콘텐츠의 수출이 한때 은둔의 나라였던 한국을 세계 무대로 진출시켰다는 것이 FT의 분석이다. 특히 (한류 이전의) 과거 한국의 이미지는 로버트 알트먼 감독의 6ㆍ25 소재 전쟁영화 ‘M*A*S*H’에 나타났듯 전란이 휩쓸고 간 나라라는 것으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도 했다.

FT는 한국과 중국계 멤버를 혼합해 JYP가 배출해낸 걸그룹 미쓰에이나 한국어, 영어, 일본어로 노래를 부르는 소녀시대를 예로 들며 아시아 전역을 타깃으로 한 한국 연예계의 전략도 함께 언급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불고 있는 K팝 열풍에 대해선 “서구권 주요 미디어로부터 거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터라 한국인들 스스로도 깜짝 놀라고 있다”며 한국의 언론이 프랑스나 영국 공연ㆍ행사장에 몰린 현지의 K팝팬들을 앞다퉈 보도하는 현상도 소개했다. 유럽팬들은 주로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같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를 통해 K팝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도 아울러 전했다.

서구에서 K팝이 참신하고 새롭게 받아들여진 데는 K팝 스타들이 신병훈련소를 방불케하는 수년간의 트레이닝 과정을 거쳐 서구의 팝뮤직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고난도의 그룹 댄스와 노래를 보여주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FT는 한류가 한국인들에게 국가적인 자부심을 가져다줬지만 연예계의 시스템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며 “한류의 어두운 이면”으로 노예계약과 성로비 등도 지적했다. FT는 “지난 2009년 탤런트 장자연의 자살사건은 연예인들이 노예계약에 묶이고 배역을 따기 위해 성접대를 해야 하는 한류의 어두운 그늘(hallyu’s dark underworld)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켰다”며 기사를 맺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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