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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삼성 압박에 외교술까지 동원
표준특허 FRAND 규정
유럽연구소에 편지로 어필
삼성은 표준특허에만 집착
특허戰 다각도 접근 필요

“우리 휴대전화 산업은 표준특허 관련 FRAND 규정을 성실히 준수하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은 특히 표준특허 분야에서 FRAND 규정이 더욱 성실하고 투명하게 적용돼야 휴대전화 산업이 발전한다고 확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이 공정하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면 누구나 표준특허를 이용할 수 있다는 FRAND 규정에 따라 삼성의 애플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지 딱 한 달 뒤. 애플은 위와 같은 내용의 편지 한 통을 지난해 11월 유럽통신표준연구소(ETSI)에 보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로메로 사로 ETSI 소장에게 빠른우편을 통해 비밀리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에서 애플은 표준특허 관련 FRAND 규정의 세 가지 기본 원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원리는 타사가 보유한 표준특허를 사용할 때는 적정 수준의 로열티를 지불하되 이 로열티는 업계 상식을 넘어서서는 안 된다는 것.

특히 애플은 FRAND 규정을 지키기로 약속한 기업이 표준특허를 갖고 상대방 기업에 판매금지 공격을 하는 것은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통신기술로 애플을 압박한 삼성과 모토로라를 겨냥한 지적으로 풀이된다.

애플의 ‘간절한’ 편지 한 통이 효과를 봤을까. 이로 부터 3개월 뒤 유럽 집행위원회는 삼성이 표준특허권을 내세워 공정한 경쟁을 방해, 반독점 금지에 위배되는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여기서도 핵심은 FRAND였다.

특허 전문가들은 애플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외교적 전술이 빛났다고 평가한다. 국제 특허 전문가 플로리언 뮐러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애플의 ‘편지 작전’에 대해 “FRAND의 세 가지 기본 원리를 정확히 강조한 것만으로도 이 원리에 위배되는 모토로라나 삼성의 과실이 부각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의 편지가 공개되자 이를 옹호하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어 애플은 우군 확보에도 힘을 받는 형국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표준특허를 상대기업 제품에 판매금지를 거는 데 활용하지 않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시스코 또한 로메로 사로 소장에게 편지를 보내 “애플의 의견에 적극 공감하며 애플이 밝힌 기본 원리들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특허 전문가들은 삼성도 애플과의 특허전을 좀더 다각도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정국제특허법률사무소 정우성 변리사는 “표준특허는 특정 기업의 고유성을 내세우는 무기가 아니라 전체 산업 발전을 위한 자양분이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삼성이 표준특허만 고집하는 것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뒤로는 외교전술을 펴고 있는 애플은 앞에서도 특허소송으로 줄곧 삼성을 압박하고 있다. 애플은 지금의 특허전이 시작된 캘리포니아 세너제이 법원에 9일(현지시간) 갤럭시넥서스 판매금지 가처분과 갤럭시S2 등에 대해 본안 소송을 한꺼번에 제기했다.

하지만 같은 날 독일 뒤셀도르프지방법원은 애플의 갤럭시탭 10.1N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독일에서 갤럭시탭10.1N을 계속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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