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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서장님이 오면 뭐하나요? 정부 우롱한 ‘돈 셔틀’사건
“이렇게 3년 지나면 중학교 졸업할테니, 그때까지 참는다고 하더라고요. 선배한테 맞아서 코뼈가 부러지고 상습적으로 돈을 빼앗기고…아이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방법이 없어요. 경찰서장이 학교에 방문하면 뭐하나요. 이런 일을 막지도 못하는 것을….”

일진회 소속 선배에게 폭행을 당해 코뼈가 부러져 전치 4주의 부상을 입고, 중학교 입학 이후 1년여 동안 상습적으로 돈을 빼앗긴 A(13)군의 어머니는 분노를 금치 못했다.

A군의 어머니는 9일 오전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선배들이 1년 넘게 괴롭히고 있는데 학교 측은 줄곧 안이한 태도였다. 한 달 전 일부 가해학생들이 구속됐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아이는 학교에서 또 다른 선배한테 돈을 빼앗겼다. 학교폭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후배들의 돈을 뺏고 갈취를 지시하며 액수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땐 폭행까지 일삼은 이른바 ‘돈 셔틀’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서울 마포구 소재 같은 S중학교에서 2차 피해를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부가 학교폭력대책을 발표하고 경찰이 일진을 소탕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만이다. 정부도, 경찰도 학교폭력을 소탕하겠다고 나섰지만, 공염불에 그친 상황이다. 학교 안팎에 뿌리 깊게 박힌 일진들은 정부도, 경찰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경찰 계도? 해봤자 해결 안된다”=경찰은 지난 8일 학교폭력의 핵심인 폭력서클 ‘일진회’소탕을 목적으로 각 학교의 일진회 현황을 파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내놓으면서 일진의 존재를 파악하는‘일진경보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사건이 발생한 지난 7일엔 유충호 마포경찰서장이 서울 마포소재 S중학교의 개학식에 참석해 학교폭력근절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당일 다수의 형사들도 S중학교 인근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다. 경찰 순찰차도 배치돼 있었다.

유 서장이 학교에 방문한 당일. 버젓이 학교폭력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돈 셔틀’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 학부모들은 정부와 경찰의 학교폭력 대책을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A군의 어머니는 “대안을 내놓는 것보단 얼마만큼 실천 가능하고 또 실천을 하느냐가 문제다. 경찰과 학교에서 하는 학교폭력 예방교육 등도 형식적인 경우가 많다”며 “경찰이 계도활동에 나선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학교“가해 학생 이미 졸업생ㆍ전학생…방법? 없다!”=S중학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전혀 알고 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가해학생이 이미 졸업을 했고 전학을 간 상태라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S중학교 교감은 9일 오전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개학날 있었던 사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8일 오후 형사가 학교를 찾아오고 나서야 알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이런 일이 발생한 자체가 안타깝다”면서도 “가해자 명단을 보니 한 명은 졸업생이고 또 다른 학생은 전학생이다. 둘 다 우리 재적학생이 아니다”고 말하며 학교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박수진ㆍ정주원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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