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커덩 덜커덩, 너 트랙터 타봤니?=상수원 보호지역인 양평엔 물과 공기를 오염시킬 공장이 없다. 자연스럽게 친환경 농업이 발달할 수 있었을 터. 안전한 먹을거리의 고장으로 유명한 양평에 위치한 수미마을(단월면 봉상리)엔 이름과는 달리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른다. 흑천이다.
이 흑천은 수미마을 사람들의 놀이터다. 놀이터의 이동수단은 트랙터. 나무의자가 놓인 트랙터를 타고 하천을 건너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름엔 천렵과 물놀이를 즐기고, 겨울엔 달고나 찐방, 군밤 등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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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아이들을 실은 트랙터는 마을을 한 바퀴 돌아 건너편 체험장으로 이동한다. 덜컹거리는 트랙터가 싫은 아이들에겐 하천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게 하자. 가위 바위 보 놀이를 하며 건너는 하천은 따뜻한 겨울추억 한겹을 더 쌓게 한다.
▶빙어낚시 하다 뜨끈한 어묵 한꼬치=양평은 빙어낚시축제가 한창이다. 얼음 위에서 썰매도 타고 낚시도 한다. 장소는 백동저수지로 수미마을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 갓 잡은 빙어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 TV 속 장면을 보며, 매년 겨울 입맛만 다시던 사람들은 얼음이 녹기 전에 양평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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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체험 중에 빙어낚시만큼 간단한 것도 없다. 미리 뚫어 놓은 얼음구멍에 미끼를 끼운 낚싯대를 드리우고 일정한 속도로 아래위로 당겼다 놓아주기를 반복하면 된다. 낚시법은 간단하지만 빙어를 잡는 게 그리 쉽지는 않다. 낚싯줄을 올려보면 미끼가 사라진 허전한 낚싯바늘과 마주하는 게 태반. 이럴 땐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 빙어가 많이 잡히는 ‘숨겨진 명당’을 찾는 것도 요령이다.
빈 바늘에 낚시가 지루해질 즈음, 마을에서 준비한 따끈한 어묵이 제공된다. 어묵 한 꼬치와 따끈한 국물로 지루한 마음과 추위를 잊는다. 빙어얼음낚시는 이달 19일까지다. 서두르는 게 좋다.
▶잔치국수에 빙어튀김, 배 부른 아이들은 연날리기=빙어낚시 후엔 마을로 돌아가 점심식사를 한다. 주력 메뉴는 잔치국수에 빙어튀김. 낚시에서 손맛을 못 누렸어도, 입맛은 누릴 수 있다. 바삭바삭한 빙어튀김은 아이들에게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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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마을에서는 찐빵 만들기, 추억의 달고나 만들기, 밤 구워 먹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찐빵 만들기 때는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마음껏 발휘되는 시간이니, 먹을거리로 장난친다고 너무 나무라지 말자. 비행기, 곰, 핫도그, 눈사람 등 다양한 모양의 찐빵에 아이들의 이름을 새겨 넣고, 즉석에서 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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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마을엔 밤나무가 많은데,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 길가에 아름드리 나무들이 모두 밤나무다. 밤 구워먹기 체험에 사용되는 밤도 모두 이 마을에서 수확한 것. 모닥불 위에 철망 바구니를 얹고, 그 안에 칼집을 넣은 밤을 넣어 타지 않도록 잘 흔들어준다. 5분 후, 잘 구워진 밤이 바구니에 쏟아지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손이 바빠진다.
친환경 먹을거리로 배가 부른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연을 날린다. 연날리기 덕에 활동이 부족한 겨울에 아이들을 뛰어놀게 한다. 바람이 불면 바람을 따라 연을 날리느라 달리고, 바람이 없으면 연을 띄우느라 더 세게 달린다.
<박동미 기자@Michan0821>/pd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