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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력사 웅진코웨이 매각 윤석금 회장 승부수 통할까
태양광·건설 플랜트 등 미래사업 육성 위해 캐시카우 과감히 포기…재무구조 개선 기대도
상대의 몸통을 얻으려면 팔 하나는 내어줘야 한다고 했던가. 웅진그룹이 주력 중의 주력을 팔고 신사업을 선택했다. 웅진코웨이를 매각, 태양광에너지와 건설 및 플랜트 분야를 육성하기로 한 것이다. ▶관련기사 13면

윤석금(67) 웅진 회장은 현재의 그룹으로 성장시키는 데 일등공신인 웅진코웨이를 과감히 매물로 내놓는 결정을 내렸다. 웅진코웨이는 그룹 최대 계열사로 지난해 매출 1조7020억원(예상), 영업이익 2376억원을 올렸다. 10여년 전 중견기업이었던 웅진을 현재 15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30위권의 그룹으로 키워낸 회사다. 정수기를 비롯해 공기청정기, 비데 등 주요 생활가전 제품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50%선에 육박하는 부동의 1위 업체다. 시장 추정 매각가격은 1조2000억~1조7000억원선. 웅진그룹은 일단 올 상반기 내 매각절차를 완료해 매각대금을 태양광 사업 육성과 그룹 재무구조 안정에 투입하기로 했다.

13년 만에 똑같은 결단이다. 윤 회장은 1988년 유상옥 회장과 손잡고 코리아나를 창업해 5년 만에 업계 4위로 올려놨다. 그러나 1999년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외환위기로 인해 정수기 사업에 주력할 돈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2~3년 전부터 웅진그룹에 대한 이런저런 소문이 돌고 있었다. ‘건설사(극동건설) 인수도 벅찬데 끝없는 투자가 필요한 태양광 사업까지 손댔다’ ‘무리한 인수로 유동성 악화’ ‘자금난 언제 터질지 모른다’. 실제로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와 윤 회장은 코웨이 등 계열사 보유지분을 일부 매각하며 급한 불을 꺼왔다. 웅진홀딩스의 차입금 규모가 9000억원이 넘는다는 분석도 있다. 시장은 또다시 수군거린다. 웅진이 과연 1조5000억원이 넘는 가격을 받을 수 있느냐, 현금창구를 던지고 태양광을 선택한 게 잘못된 것 아니냐는….

그러나 태양광에 대한 윤 회장의 확신은 강하다. 소재인 폴리실리콘에 매년 7000억원씩 투자한다는 계획도 밝힌 적이 있다. 지난해 웅진의 태양광 사업은 매출 5000억원에 겨우 적자를 면한(세전이익 1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런 결단 역시 그가 강조하는 ‘창조와 혁신’의 일부로 봐도 될까. 그는 늘 혁신을 통해 성장했다고 말해 왔다. 2015년 매출 15조원, 영업이익 2조원이란 그룹의 단기목표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잠시 다른 방법을 선택했을 뿐이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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