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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진 경보제?…숨어서 때리는 데 무슨효과!
학교폭력 대책 발표…냉랭한 현장 목소리
맞아도 신고 못하는게 현실
가해자 무턱댄 낙인도 문제

“일진경보제요? 어차피 때리는 애들은 숨어서 다 때리고 맞는 애들은 어디선가 다 맞고 얘기 못해요, 무슨 효과가 있겠어요.”

교육과학기술부가 복수담임제, 일진경보제 등의 내용을 담은 학교폭력 관련 대책을 발표한 6일, 현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이날 진행된 용산고 졸업식에 참석한 A 군은 일진경보제에 대해 “이런 거 해도 때리는 애들은 숨어서 다 때리고 맞는 애들은 어디선가 다 맞고 얘기도 못 한다.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중랑중 2학년인 B 군도 일진경보제에 대해 “어이없다. 일진 아닌 아이들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쩐다(엄청나게 어이없다)”고 말했다.

이화여고 3학년인 C 양도 “학교 폭력이 요즘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대책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맞벌이 부모들이 태반인 상황에서 학부모 학교설명회를 일과후에 하는 게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갈뫼중학교의 D(34) 교사 역시 “전반적으로 솔깃하게 바뀐 것 같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문제 있는 학생들을 강제로 출석정지만 시킬 뿐 이후 어쩌겠다는 대책도 없다. 학교 폭력 관련 대책은 아주 구체적이어야 하며, 가정의 문제와도 연결돼 있어 학교에만 해결을 요구해선 안된다”고 꼬집었다.

셧다운제 등과 관련해서도 어차피 지금도 부모 아이디를 사용해 게임을 하고 있는 마당에 셧다운제를 도입한다고 해서 대책이 될 것인지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중랑중 3학년 E 군은 “지금도 엄마 주민등록번호를 쓰고 있다. 유해게임 지정은 ‘오버’인 것 같다. 게임을 없애겠다는 말이냐? 어떻게 단속할지도 의문이다”며 회의감을 보였다.

그러나 일선에서는 출석정지 등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대체로 환영의 뜻을 표했다. B 군은 “선배 중에는 학교폭력을 일으키고도 전학 안 가고 버티는 사람들이 있어 불안했다”며 “아예 사고친 아이들의 경우는 강제전학을 시켜 시야에서 사라지게 해야 된다”고 찬성을 표했다. E 군 역시 “아예 강제전학을 시켜야 한다. 애들한테 피해가 덜 가고, 근처 학교가 아니라 눈에서 사라지게 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다만 덕성여중 2학년 F 양의 경우 “가해 학생을 격리한다면 이들에 대한 대안도 필요하다”며 “대안학교 등에 보내는 방법이 있겠지만 이 경우 가해 학생들을 폭력 학생으로 ‘낙인’ 찍어버리는 낙인효과가 있을 것 같다.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건팀/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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