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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도 野도 좌 클릭 클릭…총선공약 태반이 ‘닮은꼴’
자극적 공약 모방주의 일관
18대 ‘우클릭’ 편향 재연 양상

‘재벌 개혁, 비정규직 문제, 청년 취업자 지원, 군사병 월급 인상….’

여야 정치권의 총선 공약이 당 정체성과 무관한 ‘미투이즘(metooismㆍ모방주의)’으로 일관하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각종 선거 공약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공약은 닮은꼴이거나 아예 복사판인 경우가 허다하다.

논란 속에 추진되고 있는 재벌 개혁 공약은 전통적으로 진보야당의 몫이었으나, 사회 양극화 심화와 MB노믹스의 실패에 위기를 느낀 여당이 경제민주화 세력을 대표하는 김종인 전 의원 영입 등으로 일찌감치 정책 ‘좌클릭’을 선언하면서 초록이 동색으로 변했다.

출총제와 순환출자 등 각론에서는 여야의 온도 차가 적지 않지만, 재벌의 사익 남용을 견제한다는 큰 틀에서는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청년취업 공약의 경우 새누리당이 핵심 중소기업 예비 입사자에게 대학 등록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민주통합당은 취업준비자에게 월 25만원씩의 구직촉진 수당을 지급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돈을 풀어 일자리 창출을 촉진한다는 데는 차이점이 없다.

여야의 닮은꼴 선거 공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MB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살리기’ 여론이 확산된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야당이 ‘우클릭’ 전략으로 선회, 결과적으로 유유상종의 공약이 쏟아졌다.

당시 제1야당인 통합민주당의 총선 공약 1호는 ‘지속 가능한 6% 경제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으로, 한나라당이 공약 1호로 내건 ‘규제완화와 세율인하ㆍ노사안정 등으로 좋은 일자리를 창출, 중산층을 넓히겠다’와 대동소이했다.

국회 관계자는 “여야가 정책 정당을 표방하고 있지만 선거를 앞두고 여론에 지나치게 편승하면서 사실 정책 차별화를 크게 느끼기 어렵다”면서 “이는 유권자의 정책 선택권을 좁힐 뿐 아니라, 지나친 선명성 경쟁으로 설익거나 자극적인 공약이 남발되는 부작용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새누리당이 최근 내놓은 군사병 월급 4배 인상 방안이나 민주통합당의 청년고용 의무화 방안은 초안 단계부터 무책임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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