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가 유치원명 같다고? 그렇게 바꾸는 것도 변화의 시작이다. 애완견이면 어떠냐. 당이 국민의 종, 심부름꾼이 되야하는거 아니냐.”

15년된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이 됐다. 새누리당의 탄생을 주도한 조동원(55) 비상대책위원회 홍보기획본부장은 3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당명조차 변화못하면서 어떻게 당이 변화하나. 15년간 지속해온 엄격하고 딱딱한 보수의 이미지를 그대로 간다면 당명을 왜 바꾸겠느냐”면서 “새누리당은 변화의 시작이며, 국민에게 친구처럼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려는 의지의 반영”이라고 강조했다.

조 본부장은 현재 스토리마케팅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과거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광고 카피를 제작한 유명 홍보전문가로 3주전 비대위에 영입됐다.

2일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조 본부장은 ‘전문가의 시각’을 강조하며 세 개 당명 후보 중에, 새누리당을 강하게 밀어부첬다. 그는 “어감이 가장 낫다. 당명도 이제 국가나 국민 같은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열어나간다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고,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그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면서 새누리당이 최종 낙점됐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는 특정 교회 이름과 비슷해 종교적 냄새가 난다(황우여 원내대표)는 의견도 있었고, 한 비대위원은 “강아지 이름 같다”며 반대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새누리당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서 “무반응이 제일 무서운 것”이라며 “당장 희화화되더라도 어느정도 감수해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국민들의 놀림거리가 되는 것은 과거 한나라당에 대한 질책이자, 경고라고 생각한다. 이부분을 감수하고 앞으로 당이 놀림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에 정당이 담아야할 당의 정체성과 가치지향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꼭 보수라는 단어를 써야하는 것이냐”면서 “국민과 당이 하나돼야 한다는 것, 갈등을 화합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가야한다는 가치지향, 더 나아가 진보와 보수가 화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공모를 통해 당명을 접수받을때도 “어떻게 하면 이분들의 이야기를 다 품고 새롭게 갈까 고민했다”고 했다. 새 당명 후보를 추리는 과정상 어려움에 대해서는 “새로우면서도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당명을 찾는게 딜레마였다”며 “새로운 당으로 바뀐다고 했을 때, 15년간 한나라당과 희로애락을 함께 해주신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반면, 기존 한나라당과 유사한 당명이라면 도대체 왜 당명을 바꾸느냐는 질책이 쏟아질 것도 고려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싫든 좋든 당명이 화제가 됐는데, 지금부터가 당 개혁의 시작”이라며 “새누리당을 국민여러분이 사랑하도록 당의 혁신적인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