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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멘트-레미콘 또 충돌…레미콘업체들 만장일치 조업중단 결의
시멘트업체와 중소 레미콘업체 간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두 업계는 지난해 4월 시멘트가격 인상 문제로 대립한 데 이어 올해도 같은 사안으로 충돌했다. 레미콘사들은 31일 만장일치로 조업중단을 결의했다. 협상기간으로 설정한 20일 이내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레미콘 파동이 예상된다.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연관 건설, 시멘트, 레미콘 산업은 모두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7개 시멘트업체들이 먼저 지난해 말부터 t당 공급 가격을 6만7500원에서 7만7500원으로 15%가량 인상했다.

가격인상을 흡수해야 하는 레미콘업체들은 이에 반발했다. 중소 레미콘업체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전국 대회를 열고, 조업중단을 결의했다. 이날 대회에는 전국 760여개 중소 레미콘업체 중 700명의 대표가 참석했다.

시멘트는 레미콘 원가의 30%를 차지하는데, 이번 시멘트값 인상으로 레미콘 제조 시 3000원의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레미콘업체들은 또한 시멘트값 외에도 경유와 골재가격 인상을 반영해 제품 가격을 인상해야 할 처지다.

레미콘조합 관계자는 이날 “시멘트업체들이 저만 살자고 가격을 또 올렸다”며 “건설경기 침체로 일감은 주는데 시멘트값은 연초부터 15% 올라 사업을 지속할 수 없는 지경에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 시멘트와 모래 자갈을 혼합해 레미콘을 만드는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이 약하다는 점. 또 레미콘은 등급별, 지역별로 가격이 일정하지 않아 협상력은 더욱 취약한 상황이다. 반면 최종 수요처인 건설사는 가격협상 최상위에 있다.

따라서 갈등은 늘 상대적 약자인 시멘트와 레미콘업체 사이에만 표면화될 뿐이다. 건설사들은 건자재 가격을 올릴 경우 집값 인상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본다며 외면하고 있다.

시멘트업체들도 할 말이 많다. 시멘트 회사들은 201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일제히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요 부진 속 시멘트 원료의 35%를 차지하는 국제 유연탄 가격이 최근 수년간 50%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2003년 30달러 수준이던 국제 유연탄 가격은 2009년 90달러, 2010년 120달러, 2011년 말 140달러로 급등했다.

시멘트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시멘트값은 5만3000원에서 6만7500원으로 인상된 게 아니라 2009년 가격으로 복원한 것”이라며 “레미콘업계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부도위기에 몰려 불가피하게 인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에 대해서도 “30평형 아파트 건축시 소요되는 시멘트의 양은 30t으로, t당 1만원 인상할 경우 건축비 30만원이 오를 뿐”이라며 “이를 가지고 건축비 인상 운운하는 것은 엄살”이라고 비판했다.

시멘트 가격은 2003년 6만7000원, 2005년 5만9000원, 2007년 5만4000원, 2009년 6만7500원, 2010년 5만3000원으로 등락했다. 그러다 지난해 6만7500원으로 인상(복원)됐다가 올 들어 7만75000원으로 인상돼 10년간 15% 오른 셈이다.

레미콘 가격도 이 기간에 ㎥당 5만2000원, 5만원, 4만7000원, 5만3000원, 5만4000원 등으로 변동했다. 지난해 5만2000원으로 하락했다가 올 들어 5만6200원 선에 머물러 있다.

시멘트업계는 “상대적 약자인 시멘트와 레미콘업계가 살려면 공급가격을 같이 현실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건설-시멘트-레미콘 3자가 함께 가격협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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