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지지율 급등‘ 휘파람’
안철수와 5.8%P까지 좁혀져
대권‘ 박-안-문’삼국지 판세


연초까지만 해도 ‘朴-安’ 양강구도를 의심하기 어려웠던 대권구도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깜짝 부상으로 본격적인 ‘삼국지’ 판세로 접어들고 있다.

설 연휴를 전후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가운데 야권 내에서 노풍(盧風)을 타고 급부상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안풍(安風) 신드롬의 주인공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바짝 뒤쫓고 있다.

특히 문 이사장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면, 안 원장의 파괴력은 다소 무뎌지는 상황이어서 조만간 두 후보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 30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25~27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의번호걸기(RDD) 방식의 여론조사(신뢰도 95%, 표본오차 ±2.1%포인트)에 따르면 박 비대위원장의 지지율은 30.5%로 전주(28.8%)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문 이사장의 지지율은 같은 기간 15.3%에서 17.4%로 2.1%포인트 상승했으나, 안 원장은 28.1%에서 23.2%로 4.9%포인트 하락해 두 사람의 격차가 5.8%포인트로 좁혀졌다.

설 연휴 직전까지만 해도 안 원장과 문 이사장 간 지지율 격차는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0~11일 전국의 19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RDD 방식의 월간 조사(신뢰도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박 비대위원장은 33.2%, 안 원장은 27.0%, 문 이사장은 11.6%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불과 보름 새 만에 안 원장과 문 이사장 간 지지율 격차가 절반 이상 좁혀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문 이사장이 부산출마 선언 등 적극적 정치행보를 보이고 있는 데다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빠진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의 친노(親盧) 성향 표심이 옮아온 효과를 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9일 ‘SBS의 힐링캠프’에 출연한 것도 지지율 상승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 이사장이 최근 부산출마 선언 등 적극적인 정치적 행보에 나서면서 주목받고 있다”면서 “특히 진보진영 내부에서 안 원장 없이 문 이사장만으로도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문 이사장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 원장의 최대 장점은 기성정치와는 다른 참신함이었지만 좌고우면이 길어지면서 국민들도 다소 피로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안풍에 밀려 다소 주춤했던 박 비대위원장의 지지율도 상승세로 돌아서 눈길을 끈다.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진행된 쇄신 행보에 영향을 받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KSOI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최근 당 쇄신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주목 받은 부분이 박 비대위원장의 지지율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양춘병 기자> / y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