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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쫄아버린(?)곽교육감의 출근
곽노현(58) 서울시교육감의 새해인사는 “쫄지 않겠다”였다. 인터넷 팟캐스트 라디오 ‘나는 꼼수다’ 21일자 방송분을 통해 곽 교육감은 “여러분의 믿음과 응원에 힘입어 서울교육 현장으로 돌아왔다”면서 “절대 쫄지 않고 반드시 이기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설 연휴를 포함한 긴 휴가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업무에 복귀한 첫날인 30일, 그는 “쫄지 않겠다”던 당찬 새해인사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곽 교육감의 사퇴와 서울학생인권조례의 폐기를 요구하는 일부 단체의 집회를 피해 예정 시간보다 1시간 빨리 ‘기습 출근’을 감행했다.
시교육청은 하루 전인 29일 오후 출입기자단에게 “30일 교육감 출근 때 포토라인 설치하고, 기자 질문 있으면 인권조례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겠다”며 “교육감이 오전 9시 청사로 출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조례 공포 후 교과부가 대법원에 제소를 하는 맞대응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곽 교육감의 입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던 터라 이날 많은 매체가 그의 출근을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자단과의 약속은 처참히 무너졌다. 이날 오전 7시40분께 곽 교육감 측은 기자단에 “반대집회가 있어 출근하지 않겠다”고 연락을 해왔다. 기자단이 이에 항의하자 몇 분 뒤 “이미 출근했다”고 통보했다.
실제로 곽 교육감은 이날 7시58분께 청사로 출근했다. 일부 기자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곧장 집무실로 향했다. 시교육청 앞에서 반대집회가 열리자 기자단과의 일정을 자체 취소한 것. 또한 그는 관용차량이 아닌 다른 차량으로 바꿔 타고 교육청에 출근했다.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기습 출근 작전’을 감행한 셈이다.
많은 사람이 곽 교육감의 ‘한 마디’를 기다렸다. 조례 시행에 대한 강력한 추진 의지를 보이든, 교과부와의 갈등을 대화로 풀어내겠다는 타협적 태도든 서울교육의 수장으로서 단 한 마디라도 분명한 입장을 보였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잔뜩 ‘쫀 모습’으로 세간의 눈을 피했다. 곽 교육감의 이 같은 행보는 그의 사퇴를 촉구하고 조례를 폐기하라고 주장하는 반대세력에겐 비웃음거리를, 곽 교육감을 지지하고 조례를 찬성하는 세력에겐 의아함만을 남길 뿐이다.
시교육청은 곽 교육감 출근 직후 기자단에게 “30일 오후 2시께 교육감이 평생진로교육국 업무보고를 받는다”며 “교육감 기조발언까지는 취재가 가능하지만 질의는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불편한 질문을 피하려는 곽 교육감의 모습에서 “쫄지 않겠다”던 ‘패기’는 찾기 어려웠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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