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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그러진 팬덤문화, 국내 가요계의 자화상일까?
최근 새 앨범을 발표한 6인조 걸그룹 달샤벳의 음악방송 컴백무대에서 안티팬들이 야유를 쏟아 부으며 멤버들을 비난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달샤벳은 지난 28일 MBC ‘쇼! 음악중심’을 통해 신곡 ‘히트 유(Hit U)’ 컴백무대를 가졌다. 하지만 이날 무대 도중 일부 안티팬들이 달샤벳 멤버들을 비난하는 야유를 쏟아내며 문제가 불거졌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해당 영상과 관련 글들이 올라오면서 확인되지 않는 루머로 인해 달샤벳 멤버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연들이 하나둘씩 알려졌다.

#달샤벳, 악성댓글에 인터넷 금지령-미투데이 페쇄까지 ‘무슨 일 있었나?’

달샤벳 멤버들이 이처럼 안티팬들의 공격 대상이 된 이유는 지난해 연말 가요시상식에서 한 남자 아이돌 그룹과 합동무대를 가진 뒤부터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는 이유로 졸지에 표적이된 달샤벳 멤버들은 사실이 아닌 글들과 이유 없이 자신을 비난하는 글들을 보다 못해 미투데이를 통해 심적 고통을 호소하고 사과도 했지만 비난의 강도는 오히려 더 세졌다.

이후 설 특집으로 진행된 MBC ‘아이돌 육상선수권 대회’ 촬영 현장에서는 달샤벳 팬들이 다른 팬들을 강간하고 폭행했다는 루머가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한바탕 진통을 겪기도 했다.

경찰서와 해당 방송국, 양쪽 소속사에서 사실이 아님을 밝혔지만 루머는 사그라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커졌고, 급기야 달샤벳 멤버들이 유일하게 팬들과 소통하던 미투데이는 수천개의 악성댓글로 인해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소속사 관계자는 “당시 멤버들이 악성댓글들을 보고 상처를 많이 받아 휴대전화기를 압수하고 인터넷 금지령을 내렸었다. 새 앨범 컴백을 앞두고 팬들을 위해 미투데이를 재개할까도 생각했지만 아직도 입에 담기 힘든 글들이 많아 사용을 못하게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심스럽게 밝혔다.


#일그러진 팬덤의 얼굴..‘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독 걸그룹들에게만 쏟아지는 안티팬들과의 싸움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다. 팬덤간의 충돌로 야기된 일명 ‘소녀시대 텐미닛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소녀시대 침묵사건’, ‘소녀시대 텐미닛’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지난 2008년 드림콘서트 현장에서 소녀시대 무대가 진행된 10여분 동안 소녀시대 팬들을 제외한 타 가수들의 팬들이 야광봉을 끈 채 침묵을 유지한 것으로, 이 사건 역시 소녀시대 팬들과 타 팬덤 사이에서 불미스러운 충돌이 발생했다는 루머가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발생한 일이다.

당시 사건 이후 가수 신해철, 개그맨 왕비호 등이 팬덤 문화에 일침을 가하는 소신 발언을 하며 네티즌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신해철은 당시 자신이 진행하는 SBS 러브FM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에서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저질 관객이 저질 공연을 만들고, 저질 공연이 저질 문화를 만든다. 자기들이 얼마나 저질인지 만천하에 과시한 것이나 다름없는 만행이다. 우리도 이정도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우쭐거림에 불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집단화·세력화된 팬덤문화 변질 우려..해결책은 없나?

일각에서는 이처럼 사실이 아닌 루머와 팬덤간 갈등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아끼고 격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팬덤 문화가 점점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논란의 대부분이 모두 확인되지 않은 사소한 소문에 의해 시작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악성댓글을 올리는 팬들은 건전한 비판이 아닌 막무가내식 흠집내기로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듣고, 하고 싶은 말만 하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 이외에는 배타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달샤벳 팬들이 다른 스타의 팬들을 납치, 성폭행했다는 주장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관할 경찰서에서까지 사실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해당 스타의 팬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계속 악의적인 목적으로 현재까지 달샤벳을 괴롭히고 있다.

물론 악플러들의 이런 잘못된 태도를 꼬집는 네티즌들의 자성의 목소리와 자정 노력이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그들의 무차별적인 공격을 멈추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대해 한 연예 관계자는 “예전과는 다르게 팬덤 문화가 점점 집단화 세력화 되면서 팬덤간 과도한 경쟁관계가 형성되고 결국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연결되고 있다. 스타를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생긴 팬덤 문화가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변질되고 있어 안타깝다” 전했다.

이제 K-POP은 아시아를 넘어 중동, 유럽, 북미, 남미를 돌며 전 세계로 위상을 떨치고 있다. 하지만 그에 걸맞는 팬덤문화는 아직 부족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K-POP인 만큼 팬덤문화 역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박건욱 이슈팀기자/ kun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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