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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는 아직도 중국을 모른다
경제 고속성장 과거 30년
정치개혁 이뤄낼 미래 30년…
두려움과 오해의 장막은 여전

다시 깨어난 중국
세계는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
유럽적 시각서 ‘다리놓기’


불과 30년 만에 글로벌 최강자가 된 중국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각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미국과 서구는 중국의 경제성장은 인정하면서도 정치개혁 면에선 여전히 민주주의가 안 된 나라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거기엔 두려움과 오해가 얽혀 있다. 중국 의존적이 돼가고 있는 아세안권, 동아시아도 마찬가지다.

이는 뒤집어보면 중국 내부의 문제이기도 하다. 과거의 영광을 어느 정도 되찾기는 했으나 이를 유지할 수 있느냐다. 이는 중국식 모델이라 불리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접목의 성패 여부로 직결된다.

개혁 개방의 밑그림을 그린 덩샤오핑이 의도했던 대로 경제패권을 이루고, 21세기 중반에나 가능하다는 정치적 개혁을 이루기까지 앞으로 30년은 중국이나 세계 각국에 중요한 시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프랑스 출신의 중국 통 저널리스트인 카롤린 퓌엘이 쓴 ‘중국을 읽다(푸른숲)’는 중국을 바라보는 제3의 시각을 제공한다.

저자가 보기에 지금 세계와 중국은 소통 부재의 상태다. 중국은 서구와 미국이 어떻게 그들을 인식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서구와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거기에 오해가 쌓여가면서 자칫 최악의 수를 쓰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저자는 중국과 세계의 다리놓기를 시도한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존재 인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중국의 개혁 개방 초기부터 30년간 중국 대륙에 체류하면서 고속성장기의 여정을 고스란히 목도한 목격자답게 1980년부터 2010년까지 굵직한 역사적 사건과 일상생활, 중국 지도부에서 노동자 농민의 삶까지 세심한 눈으로 기록해나간다.

제1부는 덩샤오핑의 백년대계로 짜여졌다. 세 번의 숙청과 세 번의 부활 끝에 국가 수장이 된 덩은 1980년 4월 농민들이 자신의 경작방식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한 농촌 자본주의를 도입한다. 4월 10일엔 중국 자본과 해외 자본의 첫 합작회사 설립을, 8월엔 선전을 첫 번째 경제특구로 선포한다. 중국은 덩의 행보에 발맞춰 빠르게 생활이 변모해간다.

1990년대를 다룬 2부 ‘중국, 세계 자본주의와 충돌하다’에서는 단기간에 경제적으로 도약한 시기에 하이브리드 정치체계를 갖추고, 시장경제를 도입하며 세계화 추세에 발맞추는 과정에서 완전히 바뀐 사회 모습을 보여준다. 2000년대 다룬 3부 화평굴기에서는 본격적인 세계화를 추진한 시기, 중국이 국가 이미지를 어떻게 관리해나가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중국의 30년을 통해 정치, 경제, 외교 부문 등 중국적 특징이랄 요소들을 짚어나간다.

합의를 주도하는 국가주석과 개혁파 총리라는 2인조, 여기에 체제 내 각 파벌을 대표하는 7명의 수뇌부가 존재하는 정치 집단지도체제는 효율적으로 기능해왔다. 중국식 시장경제의 특징은 개방의 폭은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절대 넘지 않는다는 것.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경제정책의 변화는 내수와 친환경 기술로의 전환이다. 금융외교 폭도 넓히고 있다. 2008년 아세안 국가들과, 2010년 6월 대만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일본, 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음으로써 북아시아에도 공동시장을 만드는 구상도 포함된다. 저자는 때가 되면 이 국가들의 위안화 중심의 화폐통일도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저자는 다시 깨어난 중국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유럽적 시각을 제시한다. 베이징 정부는 2015년까지 핵심분야 기업들을 합병해 거대기업으로 키울 것에 대비해 유럽은 경쟁력 없는 규제들을 철폐하고 산업 구조를 새로이 재건할 때가 됐다고 지적한다.

소통부재가 가져올 암울한 시나리오는 중국과 서구의 대립이다. 또 다른 위험은 중국이 거대한 시장이나 자국의 영향권에 새로운 자유무역지대를 만들어 서구를 봉쇄할 수도 있다는 것. 이는 세계화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

따라서 중국과 세계는 평화와 발전이라는 시각에서 서로 대화가 필요하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유럽 쪽 시각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새롭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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