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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혼女 37%, “눈 낮춰서 올해 무조건 결혼할 것”
쓸데없는 조건은 버렸다. 키나 외모는 그저 껍데기에 지나지 않을 뿐 동화 속 왕자님을 찾겠다는 의지 따위는 내던지고 이제 현실에 발을 붙였다. 해가 바뀌니 싱글여성들의 결혼 의지가 부쩍 높아졌다. 일종의 ‘위기감의 반영’이었다.

결혼 정보회사 비에나래(대표 손동규)가 연애결혼 정보업체 커플예감 필링유와 공동으로 20일 ∼ 25일에 걸쳐 전국의 결혼희망 미혼남녀 548명(남녀 각 274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금년 배우자감을 찾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본인의 일신상 변동사항’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여성 응답자의 36.9%가 ‘배우자 조건을 낮췄다’고 답하며 올 한 해 ‘무조건 결혼’ 골인 의지를 다졌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결혼 지연의 가장 큰 요인으로 비현실적인 배우자 조건을 꼽았다. 연애경험이 적은 여성들일 수록 ‘백마 탄 왕자’를 꿈꾸는 사례가 많고 이는 반드시 깨야할 환상임을 한 해 한 해가 지날수록 직시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 ‘쩨쩨한 로맨스’만 보더라도 연애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주인공 다림은 이성과의 첫 만남, 첫 키스 등의 순간들을 모조리 순정만화의 한 장면으로 상상해 현실의 연애에서는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비단 이 같은 사례가 아니라해도 경제력, 학벌 등 지나치게 이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높았던 미혼여성들이 스스로 조건을 낮췄다고 선언하며 결혼으로 한 발짝 다가서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러니 당연히 ‘결혼의지가 높아졌다’(26.0%)는 답변을 배우자를 찾는 일신상 변화로 꼽았으며 그 뒤는 ‘외모, 신체 상황 양호’(20.8%)나 ‘결혼준비 진전’(9.3%) 등의 답변이 이었다.

이 질문에 대해 남성 응답자의 47.1%가 ‘결혼의지가 높아졌다’고 답했고, 그 뒤로 ‘결혼준비 진전’(23.4%) - ‘(연봉, 직급 등) 직장내 지위향상’(14.2%) - ‘외모, 신체 상황 양호’(9.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신의 눈을 낮추고 결혼의지가 높아졌다고 해서 결혼을 향한 길이 수월한 것은 아니다. 미혼들에게 결혼에 불리한 최대의 적은 바로 ‘부담되는 나이’였기 때문이다. 새해 벽두부터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금년 자신의 여건 변화 중 배우자감을 찾는데 불리하게 작용할 요인’에 대해서는 미혼 남녀 응답자 모두 ‘부담되는 나이’(남 51.5%, 여 46.4%)를 첫손에 꼽은 것은 이에 대한 방증이다. 비록 미혼남녀의 초혼 연령이 10년 전보다 2세 이상 미뤄져 서울 여자의 평균 초혼 연령이 2000년 27.25세에서 2010년 29.82세, 남자도 29.65세에서 32.16세로 나타났음에도 그렇다.

나이에 이은 답변으로 남성들은 ‘직장 불안’(20.4%), ‘연봉동결 혹은 하향조정’(12.4%), ‘외모, 신체 상 문제’(10.3%) 등을 들었고, 여성은 ‘외모, 신체상 문제’(17.5%)와 ‘부모 은퇴’(15.0%), ‘직장 불안’(12.1%)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해 커플예감 필링유의 이경 매칭실장은 “결혼시기가 전반적으로 늦어지면서 남녀 모두 만성적 결혼 숙제 증후군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라며 “결혼에 무관심하거나 부정적인 비중보다는 비자발적 만혼자가 늘면서 이와 같은 증세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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