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던 학생인권조례안이 26일 공포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서울시교육청은 교내 집회 허용, 두발ㆍ복장 자율화 등의 내용이 담긴 ‘서울 학생인권조례안’을 26일 공포한다고 25일 밝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허광태 서울시의장은 이날 정오께 학생인권조례안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재의(再議) 요구 철회 요청을 수용하는 내용의 공문에 서명을 해 서울시교육청으로 발송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서울학생인권조례안’을 26일에 공포, 서울 시보에 게재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6일자 서울시보에는 학생인권조례 공포 사실을 게재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으나 서울시 측과 이날 관보에 싣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통상 3일 전까지 관보 게재 요청을 하는데 사안이 급하다보니 서울시에 특별히 조례안이 게재될 수 있도록 요청을 했고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이와 함께 교권 보호 방안에 대한 내용을 조례 수준으로 만들어 3월 개학 이전에 일선 학교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려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의회 통과 이후 교과부의 재의 요구로 인해 침몰하는 듯 했던 학생인권조례안이 이처럼 급물살을 타게된 이유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복귀가 가장 절대적이다.
후보자 매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19일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곽 교육감은 20일 업무에 복귀한 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를 방문해 자신이 구속 수감돼 있는 동안 이대영 부교육감이 권한대행 자격으로 지난 9일 제출한학생인권조례 재의 요구서를 철회했다.
한편 교육청의 이런 움직임에 맞서 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해온 교육과학기술부는 장관이 대법원에 제소하는 등의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방교육자치법상 교과부 장관은 시도 의회의 재의결 사항이 법령에 위반되거나공익을 현저히 저해한다고 판단될 때는 직접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 이때 조례의집행을 막는 집행정지 결정을 신청할 수도 있다.
아울러 교과부는 조례 시행과 별도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거나, 곽 교육감에 대해 직무이행 명령을 내리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형사 고발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