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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당요구 열받은 靑 "MB흔들면 박근혜 흔든다"
4ㆍ11 총선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탈당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탈당 문제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에겐 일종의 ‘아킬레스건’이란 점에서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다만 눈길을 끄는 대목은 주군(청와대)은 ‘침묵’으로 방어진을 펴고, 외곽부대(친이계)가 방어선 전면에서 공격에 나서는 대형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공격 대상으로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를 어찌할꼬 = 이 대통령의 탈당 문제는 마치 꽈배기 마냥 복잡하게 얽혀 있다. 당적을 유지하느냐 마느냐의 단순한 문제로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상황이 다르다. 최근 이 대통령의 탈당 주장의 속내에는 청와대가 우려해온 4ㆍ11 총선이 ‘현 정부 심판론’의 결정판이기 때문이다.

우선 이 대통령이 일부의 주장대로 총선과 대선 전열을 가다듬기 위해 탈당의 카드를 꺼낼 경우 사실상 현 정부의 실책을 시인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국방개혁안 등을 입법화하려면 당ㆍ정ㆍ청간 협조가 계속 유지돼야 할 현실적 필요성도 있다.

그렇다고 구태 정치와의 고리를 끊는다는 대의명분 하에 당적을 계속 유지할 경우 혹여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하게 되면 청와대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게 불 보듯 뻔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고도의 정치적 계산? = 이에 대한 청와대의 묘책은 일단 ‘침묵’과 ‘불사항전’ 투트렉으로 나뉘고 있다.

청와대는 “불쾌하다”는 감정을 은연중에 드러내면서도 뚜렷한 대응을 삼가고 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발언의 배경과 진위를 파악해보고 있는데 당의 공식입장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직접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 대통령이 당적을 고수한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는 서둘러 "이런 애기는 전혀 없었다. 혹여 개인 한 명이 그렇게 말을 했을지는 몰라도 전혀 아니다. 아직 정해진 것도 또 더 달리 말할 것도 없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는 참모들의 입단속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의 심중은 "불쾌하다"에 방점이 찍히는 모습이다. 침묵은 지키되 현 상황을 그대로 보고 가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이재오 의원 등 친이계 중심으로 일제히 반격에 나선 대목은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주군이 나설 수 없다면 신하가 대신 주군의 입이 돼 공격에 나선 것이다. 특히 불사항전 공격의 대상으로 박 비대위원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위원은 "비대위 공식 견해가 아니다, 위원장 뜻이 아니다고 한 게 한 두번이 아니지 않느냐”며 “비대위와 위원장의 공식 견해가 아니라면 비대위원이 그런 말을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도 트위터 글에서 “MB 탈당으로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이익을 보겠다는 마음이 있으면 꼼수다. 또다시 배신과 무책임의 계절인가”라며 “‘김종인 주연에 박근혜 연출’인가. 직접 답해야 한다”고 비대위를 겨냥했다.

논란의 핵심을 이 대통령에서 박 비대위원장으로 흐트리고 있는 셈이다. 자연스레 탈당 논란에서 비켜나가면서도 한나라당 내분의 책임을 비대위로 넘겨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일종의 ‘핑계 거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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