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신년기획 ‘허니문푸어, 빚과 결혼하다’가 가계부채 900조원 시대에 빚과 함께 결혼할 수밖에 없는 젊은 세대들의 애환을 다뤘다.
‘허니문푸어(Honeymoon Poor)’란 결혼과 동시에 빚을 떠안게 되는 이들을 의미한다. PD수첩이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기혼자 700명을 대상으로 결혼 후 가계상황을 설문조사한 결과, 결혼 전 빚을 진 가구는 21.6%, 결혼 과정에서 빚을 진 가구는 40.3%, 결혼 후 빚을 진 가구는 64.4%로 나타났다.
빚을 지게 된 이유로는 주거지 마련이 79.6%로 압도적이었고, 생활비, 출산, 육아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일단 주거비와 생활비로 시작되는 빚은, 자칫 변제 능력을 상실할 경우 사채나 개인파산 등의 위험으로 밀어넣는다. 이런 까닭에 2030대 세대에서는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날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크게 공감을 나타내며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등에 시청 후기를 남겼다.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서 한 누리꾼(205***)은 “허니문푸어, 하우스푸어가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것은 열심히 일을해서 벌어도 뛰어넘을 수 없는 빈부의 격차에 있는 것”이라며 “빚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저임금의 비정규직에서 근무하는데, 빚은 언제 갚고, 어떻게 결혼하고, 얘는 어떻게 낳아서 기르며, 어떻게 집을 장만하나요?”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아이디 ghost***의 누리꾼은 자신의 블로그에 “IMF를 거쳐왔고 등록금 대출에 주택담보대출을 거쳐오고 있는 나로서도 방송을 보면서 한숨이 푹 쉬어졌다”며 “그게 아직도 빚의 올가미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생활이지 싶어서 한숨이 나왔다. 방송을 보면서 더 힘들었던 건 대안이 없었다는 것”이라는 글을 남겨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외에도 시청자들은 “젊은 세대들이 분노하지 않으면 영원히 채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노예신세라는 것을 어제 저녁 피디수첩 허니문 푸어편이 잘보여주고 있습니다.”(@Do***), “어제 방송을 보면서 정말 공감을 했어요. 씁쓸. 결혼, 출산, 육아. 이 모든게 힘들어 지는 시대네요.”(@cloud******) 등의 반응을 쏟아내며 깊은 공감을 나타냈다.
‘PD수첩’의 허니문푸어는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결과 전국기준 시청률 8%를 기록했다. 18일 방송된 PD수첩 허니문푸어 편은 10일 방송분 4.8%에 비해 3.2%P 대폭 상승했다.
<이혜미 기자 @blue_kn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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