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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色 감성 충만’ 스크린
재벌가 실종 손녀 추적 스릴러에서 3D로 만나는 코알라 영웅까지…연휴 극장가 각종 장르 영화 봇물
홍동백서, 좌포우혜, 어동육서, 조율이시…. 설 상차림엔 오곡백과가 그득하지만, 명절 극장가엔 희로애락이 다 있다. 회심의 한국영화부터 작지만 깊이 있는 작품까지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희, 로, 애, 락 4가지의 키워드로 설 영화를 소개한다.

<희(喜), 꿈은 이루어진다>

웃으며 한 해를 시작하자. 어린 시절 꾸었던 색바랜 꿈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면서 흑룡의 해 분전을 다짐하자. 2012년이야말로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 자신을 위한 한 해로 만들길 기원하며 추천할 만한 작품.

▶댄싱퀸=명절 내 부침개 기름 냄새와 설거지에 쪄들었던 모두의 아내를 위한 영화이자, 미안함이 앞서지만 몸은 안 따랐던 남편을 위한 영화다. ‘댄싱퀸’은 일약 전국민적인 스타로 떠올라 생전 처음 정치계에 발을 들여놓으며 서울시장 후보가 된 남자와 신분을 숨기고 댄스가수에 도전한 그의 아내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다. 춤과 노래가 곁들여진 코미디, 독재와 시위로 얼룩졌던 과거 시절을 유머러스하게 재현하는 장면 등 ‘써니’에서 봤던 흥행코드가 장전됐고, 황정민 엄정화의 능수능란한 연기 내공이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이석훈 감독, 12세 관람가.


▶페이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는 평생 남을 위해 뛰었던 들러리 인생이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완주에 나선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퇴물 마라토너 주만호(김명민 분)는 통닭집을 운영하는 친구 집에 얹혀 살며 배달일로 연명하는 사내. 어린 시절 부모 없이 자란 그는 오로지 동생을 위해 달려왔다. 이제 동생은 외무고시에 합격해 어엿한 서기관이 됐지만 오늘도 튀긴 닭이 식었다며 고객의 지청구를 듣는 주만호의 인생은 여전히 보잘 것 없다. 그러던 중 2012년 런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을 위해 새롭게 부임한 국가대표 감독(안성기 분)으로부터 주만호가 호출을 받고 태릉선수촌에 입성한다. 그는 자신만을 위한 완주를 해낼 수 있을까. 김명민ㆍ안성기의 열연에도 드라마가 다소 힘에 부친다. 김달중 감독, 12세 관람가.

<로(怒), 진실을 찾아서>

비밀과 거짓말의 시대, 주인공과 관객은 분노한다. 한국영화 ‘부러진 화살’과 할리우드 영화 ‘밀레니엄: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진실을 찾아가는 이들을 내세운 강렬한 드라마와 스릴러다.

▶부러진 화살=이 영화는 2007년 일어났던 이른바 ‘석궁테러사건’을 소재로 했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수학과 조교수로 재임 중이던 김명호 교수가 대학별 고사 수학 출제 문제에 오류가 있다며 지적한 후 부교수 승진과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김 교수는 이에 반발해 교수 지위 확인 소송에 나섰으나 결국 패소했다. 김 교수는 재판 결과에 항의하기 위해 담당판사의 집을 찾아가 석궁을 들이댔다. 이 사건은 ‘사법권에 대한 도전’이라며 당시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영화는 판사를 찾아간 김 교수가 실제 석궁을 쏴 상대가 부상당했는지, 석궁을 들고 위협만 했을 뿐인지 여부를 가리는 공판 과정을 주로 그린다. 영화 속에서 검사와 판사 등 사법권력은 뻔뻔하고 파렴치하며, 무원칙하고 이기적이며, 탈법적인 집단으로 묘사된다. 국민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안성기가 김 교수 역할을 맡았다. 정지영 감독, 15세 관람가.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기업 비리와 부패 재벌 폭로를 전문으로 해온 신념 강한 경제기자 미카엘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밀레니엄’이라는 비판적 경제전문지의 공동주인 그는 비리 기업주를 고발한 기사를 쓰지만 명예훼손 소송에 시달리다 결국 증거 부족으로 패소한다. 기자로서의 불명예와 경제적 파산위험까지 안게 된 그는 어느날 또 다른 거대 가족기업인 방예르사의 은퇴한 수장 헨리크 방예르(크리스토퍼 플러머)로부터 40여년 전 손녀가 살해된 의문의 사건을 조사해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그가 마주한 방대한 방예르의 가계는 탐욕과 나치즘, 여성 학대로 얼룩져 있었다. 대니얼 크레이그, 루니 마라 주연, 데이빗 핀처 감독, 청소년관람불가. 


<애(哀), 치유와 감동의 눈물>

누구나 마음의 상처를 겪으며 살아가지만 명절 때 더 아픈 사람도 있고, 씻은 듯 낫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설 극장가에선 사랑과 화해, 치유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도 눈에 띈다.

▶자전거 탄 소년=벨기에의 거장 장 피에르 다르덴과 뤽 다르덴 형제 감독의 영화. 칸국제영화제(심사위원대상)를 비롯해 세계 유수 영화제와 언론으로부터 만장일치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보육원에서 지내는 11살 소년 시릴(토마 도레)은 아빠가 자신에게 통고도 없이 이사간 사실을 알게 된다. 아빠를 찾아 헤매지만 종적을 찾을 수 없고, 자신이 아끼던 자전거마저 사라졌다. 시릴은 간신히 아빠를 찾아내지만 함께 살 수 없다는 냉랭한 반응 뿐이다. 자전거 역시 아버지가 팔아버렸음을 알게 된다. 시릴은 우연히 만나 자신의 처지를 알게 된 미용실 주인 사만다(세실 드 프랑스)에게 주말 위탁모가 되어달라고 부탁한다. 사회와 관계에 대한 냉철하고 날카로운 감각을 잃지 않으면서도 혈연을 뛰어넘는 사만다와 시릴의 애정과 헌신, 연대를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담아냈다. 12세 관람가.


▶네버엔딩스토리=동주는 어린이 스포츠학원에서 이런 저런 허드렛일을 하는 노총각이다. 동생 부부에게 얹혀 살며 툭하면 무시당하며 살지만 미래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고, 오늘도 스포츠신문의 운세란을 들여다보면서 로또나 사는 것이 유일한 낙인 한심한 인생. 송경은 이와는 전혀 반대다. 앞으로 10년 후까지 인생 스케줄을 꽉 짜놓은 용의주도형ㆍ안정지향적 여성이다. 전혀 엮일 일이 없을 것 같은 두 남녀가 한 병원에서 마주친다. 둘 모두 길어야 몇 달을 넘지 못한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후다. 웨딩드레스 대신 수의 맞추기, 신혼여행지 대신 납골당 사전답사, 이들의 연애는 과연 어떨까. 엄태웅의 허술한 듯 능청스러운 매력과 정려원의 새침하고 엉뚱한 면모가 호흡을 잘 이룬 작품. 다소 밋밋한 드라마가 흠. 정용주 감독, 12세 관람가.

<락(樂)-가족과 신나는 모험>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관객이라면 역시 짜릿하고 신나는 어드벤처 무비가 최고다. 3D면 말할 것도 없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2=19세기 작가 쥘 베른의 소설 ‘신비의 섬’과 ‘해저 2만리’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여기에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보물섬’과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의 스토리도 살짝 걸쳤다. 쥘 베른의 소설 속 신비의 섬인 ‘아틀란티스’와 ‘해저 2만리’의 잠수함 노틸러스호가 실재한다는 상상에 근거해 두 가족이 섬에 불시착하며 겪는 모험을 그렸다. 3D 효과가 좋은 편이다. 조쉬 허치슨, 드웨인 존슨, 바네사 허진스, 루이스 구즈만, 마이클 케인 출연, 브래드 페이튼 감독, 전체 관람가.


▶코알라 키드: 영웅의 탄생=한국의 기술력으로 완성된 한ㆍ미 합작 3D애니메이션이다. 흰털로 뒤덮혀 남들과 다른 용모 때문에 ‘왕따’를 당하는 코알라 자니가 주인공. 서커스단에 입단해 큰 인기를 얻지만 또 다른 스타가 등장하면서 다시 다른 이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신세가 된다. 실망한 끝에 서커스단을 탈출한 그는 오아시스가 있는 마을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마을을 침입한 늑대를 물리쳐 일약 영웅이 된다. 호주를 배경으로 코알라, 웜벳, 딩고, 캥거루, 테즈미안 데블 등 다양한 동물이 묘사된다. 샤이니의 태민과 소녀시대의 써니가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이경호 감독, 전체 관람가.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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