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이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피해망상에 시달리다 여자친구를 끌어안고 한강에 들어가 익사시킨 J대학교 외국인 영어강사가 경찰에 자수해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17일, 피해망상에 시달리다 애인의 머리채를 잡고 익사시켜 살해한 혐의(살인)로 캐나다인 A(38)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9년 3월 23일 오후 8시 17분께 용산구 이촌동 소재 거북선 나루터 상류 700m 지점에서 사귀고 있던 대학생 B(당시 21세ㆍ여)씨의 허리를 양손으로 끌어안고 한강으로 뛰어 들었다.

이어 A씨는 물 밖으로 나오려는 B씨의 머리채를 잡아 물속으로 찍어 눌러 익사시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2001년 입국해 모 대학에서 영어강사로 종사하던중 2009년 1월 초 사귀게된 B씨가 언젠가 사람들을 시켜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피해망상에 빠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사실을 추궁했으나 A씨는 “갖고 놀던 테니스공이 한강에 빠져 건지기 위해 수중에 들어갔다 익사한 것”이라며 범행을 부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B씨의 부검을 의뢰했지만 외상 등 타살혐의점 발견할 수 없어 당시 익사로 사건을 종결진바 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출국 후 약 3년 여동안 범행에 대한 환상 및 양심의 가책등 심리적 고통에 시달렸다”며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해 종교에 귀의해 회개하며 살다가 자수를 결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