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서울대학교 정시모집 일반전형 논술고사는 응시생들의 사고력과 추론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다수 출제돼 자기 주도학습을 착실히 해 온 응시생들이 좋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시험에는 총 2441명(인문계열 997명, 자연계열 1366명,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78명)이 응시했으며, 인문계열 학생에게는 5시간 동안 3문항(사범대학 체육교육과는 2시간 동안 1문항), 자연계열 학생에게는 5시간 동안 4문항이 주어졌다.

인문계열에서는 여러 교과 영역에 대한 이해 위에서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능력과 자유롭고 창의적인 글쓰기 능력을 평가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제시문에는 소설 ‘분노의 포도’ 속의 상황을 보여주고, 소설의 배경이 된 지역의 기후와 식생 환경을 보여주는 지도와 그래프 속에서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묘사되고 있는 다양한 환경문제와 사회문제를 찾아내어 그 원인과 결과를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분석력을 평가했다.

다음 제시문은 사회 구성원의 이질성이 공동체의식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분석하는 자료와 자료해석 도구 및 분석결과 그래프를 보여주고, 사회현상을 분석하는 데 사용하는 자료와 변수들을 개별적으로 설명하고, 자료 분석결과의 해석에 사용되는 도구로서 세 변수 간의 관계를 그래프들로 제시했다.

공동체의식, 이질성, 지니계수 등 사회문화, 경제 교과서에 산재된 개념들을 연계해 사유하는 능력을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제시문 (가)는 나폴레옹의 일생을 약술한 내용으로 이루어졌으며, 제시문 (나)는 각 손금이 의미한다고 하는 내용을 제시하고, 역사와 일상생활에서 매우 친숙한 소재인 나폴레옹과 손금을 이용해 자유의지 또는 운명론과 관련한 응시생의 견해를 밝히게 했다. 창의력과 상상력 그리고 사고 과정의 논리력을 평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한편 자연계열에서는 자연 현상에 숨어 있는 다양한 과학적 개념 및 원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러한 정보를 이해, 분석, 적용해 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평가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문항1은 공통과학에서 다루고 있는 발효를 소재로, 산소호흡과 알코올 발효과정에 대한 원리 이해와 실험결과를 추론할 수 있는 분석능력을 요구했다. 고등학교 교과과정 중 공통과학과 화학 및 생물 영역에서 다루고 있는 기본적인 개념을 바탕으로 가상 실험을 제안하고, 실험 결과를 논리적으로 해석하는 능력과 함께 과학적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와 연계성을 종합적으로 측정했다.

문항2에서 제시문 (가)는 생물I 교과서의 신경 세포막에 대한 설명을 근거로, 세포막 안팎의 이온 농도의 차이, 전위차의 유지 변화에 관련된 나트륨 펌프의 작용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시했다. 제시문 (나)는 전지의 내부저항과 회로구성에 대하여 설명했다. 전기를 먹이 사냥과 방어에 사용하는 전기뱀장어의 예를 통해 생명현상에서 자극과 반응의 기본 원리와 전류, 전기저항 그리고 전기에너지의 개념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했다.

문항3은에서는 지수함수와 그 역함수인 로그함수가 자연과학 전반은 물론 공학, 사회과학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지수함수의 함숫값이 다항함수의 함숫값보다 오히려 작을 수도 있다. 이를 분석하기 위해 제시문에서 f라는 이름의 새로운 함수를 정의했다. 새로운 함수 의 성질을 분석하는데 필요한 논제를 통해 함수의 그래프와 극점 및 변곡점, 일차도함수와 이차도함수, 극한값, 그래프를 통한 부등식의 설명, 적분 특히 치환적분 등 일반계 고등학교 수학 교과과정의 다양한 도구들에 대한 이해를 요구했다.

문항 4의 제시문 (가)~(라)는 K-Ar 연대측정법, 중력가속도 측정을 통해 지표면 아래에 숨겨진 질량분포 및 변화를 탐지할 수 있는 원리, 빙하의 유빙과 기온상승에 의한 해수면 높이 상승에 대한 설명, 수온과 염분변화에 의한 해수의 순환을 설명했다. 대륙이동이나 빙하의 변화를 어떻게 알아낼 수 있는지와 현재 지구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통해 앞으로 해수면 변화가 어떠할지를 생각하도록 하는 문제이다.

백순근 입학본부장은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기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한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오는 2월3일 2012학년도 정시모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