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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살아난 BBK 망령? 검, ‘기획입국 가짜편지’ 수사 착수
지난 17대 대선 당시 정국을 뜨겁게 달궜던 BBK투자자문 대표 김경준(수감중) 씨의 ‘기획 입국설’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김 씨가 기획 입국설의 근거가 됐던 ‘가짜 편지’의 작성자로 알려진 신명·신경화 씨 형제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자 지난 주 김 씨를 불러 고소인 조사를 했다.

‘기획 입국설’은 김 씨가 2007년 대선을 코 앞에 두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BBK의 실소유주였고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그해 12월 국내에 송환되면서 불거졌다. 유력 대선 후보가 기업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17대 대선의 최대 이슈였고 치열한 진실공방이 이어졌다. 그러나 중대 변수로 꼽힌 김 씨의 ‘입’이 누군가의 사주에 의한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면서 관심은 분산됐다.

2007년 12월 8일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김 씨의 기획입국을 입증할 편지와 각서가 있다”며 김 씨의 미국 교도소 내 수감동료였던 신경화 씨의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에는 “나의 동지 김경준에게. 자네와 많이 고민하고 의논했던 일들이 확실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네. 자네가 ‘큰 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한나라당은 ‘큰 집’이 당시 노무현 정부를 뜻하는 것이라며 엿새 뒤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다.

당시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반년 넘게 조사를 벌였지만 2008년 6월 “기획입국설은 실체가 없다”며 사건 관계자 전원을 무혐의 처리했다. 그 사이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이 됐고 검찰은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리했다.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던 이 사건은 그러나 지난해 3월 22일 신경화 씨 동생 신명 씨가 “기획입국 편지는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되살아났다. 신 씨는 “‘수감 중인 형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지인인 양모 씨가 가짜 편지를 써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후 신명 씨는 지난해 12월 편지 작성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이명박 대통령 손윗 동서인 신기옥 씨가 개입됐다고 주장했다.

최근 검찰 조사에서 김 씨는 “신 씨와 사건을 꾸민 배후를 엄하게 처벌해 달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주 검찰 조사에서 “신씨 형제와 함께 고소한 ‘성명불상’의 배후조종자들을 엄하게 처벌해달라”고 밝혔다. 검찰은 조만간 신 씨 형제를 소환 조사하고 ‘가짜 편지’를 부탁한 양 씨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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