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셨다면 아무리 주행거리가 1m가 채 되지 않더라도 음주운전 혐의가 적용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기억해야겠다.
회사원 A(37)씨는 지난 16일 오후 11시께 직장이 있는 경기도 부천 인근에서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 자신의 스타렉스 차량을 몰고 서울 공덕동 자신의 집까지 왔다.
대리운전 기사를 돌려보내고 직접 주차를 하려고 한 A씨는 집 앞에 B(31ㆍ여)씨의 무쏘 차량이 주차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차를 빼달라 요청하기 위해 차 내부에 기재된 B씨의 휴대전화로 두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세 번째 시도 끝에 B씨가 전화를 받고 집 밖으로 나왔다. A씨는 “남의 집 앞에 주차를 해놓고 왜 전화를 받지 않느냐”며 따졌다. B씨는 “자던 중이라 받지 못했다”며 “차를 뺄테니 당신 차를 뒤로 좀 빼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A씨는 “당신이 앞으로 조금만 가면 된다”며 거부했고 두 사람은 언성을 높이며 시비를 벌였다. 화가 난 A씨는 자신의 차를 1m가량 운전해 B씨의 차량에 좀 더 가깝게 주차를 했다. 이에 격분한 B씨는 A씨가 음주 상태에서 운전을 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7일 A씨를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혈중 알코올농도 0.141%로 면허 취소 및 최대 4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 상태에서 37㎝를 운전한 혐의로 입건된 전례도 있다. 아무리 짧은 거리라도 술을 마신 채 운전을 하게 되면 도로교통법에 따라 음주운전 혐의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서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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